▲ 18일 용인시청 브리핑룸에서 '고기동 노인복지주택 공사차량 운행 관련 기자회견'에서 용인 고기초등학교 학부모가 공사차량 노선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홍완식기자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에서 추진 중인 ‘유료 노인복지주택’ 건설과 관련해 공사 차량 운행 경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차량이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을 통과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학부모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기초등학교 학부모회와 고기동 마을공동체 등 지역 주민들은 18일 용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차량 운행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사업 시행사인 ㈜시원이 행정심판 절차를 통해 기존 조건을 바꾸려 하고 있다”며 “아이들과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2019년 실시계획 변경 허가 당시 ‘고기초를 우회하는 공사 차량 도로를 확보할 것’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그러나 사업자는 이 조건이 현실적으로 이행이 어렵다며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지난 6월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양측이 조건 변경을 협의하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사업자는 공사 차량을 학교 앞 도로로 통행시키는 방향으로 조건 변경을 요청했지만, 용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간접강제 신청까지 제기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허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하루 수천만 원의 강제금을 부과하겠다는 요구는 사실상 압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 고기동 유료 노인복지주택 사업부지 전경. ⓒ뉴데일리DB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주민들은 “폭 6m에 불과한 도로에는 중앙선이나 별도의 보행로도 없다”며 “이곳을 하루 수백 대의 대형 공사 차량이 오간다면 사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덤프트럭의 경우 일반 차량보다 사고 시 치명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어린이와 주민의 생명권 침해 가능성을 강조했다.

향후 교통 여건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6년 예정된 고기교 확장 공사로 인해 임시 교량 이용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사 차량까지 집중될 경우 일대 교통 혼잡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공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체 가능한 경로가 존재하는 만큼, 보다 안전한 우회 노선을 선택해 달라”는 요구다. 또한 용인시를 향해 “어떤 상황에서도 스쿨존을 통과하는 공사 차량 운행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현재 도로 환경만으로도 학부모들은 늘 불안을 안고 있다”며 “경기도 차원에서도 중재에 나서 아이들과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용인시 역시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학생과 주민의 안전은 어떤 조건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현재 도로 상황에서 충분한 안전 대책 없이 공사 차량이 학교 앞을 통과하는 것은 허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