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정명근 시장ⓒ정일형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남부 화성·평택·오산·안성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사전 선거부터 본 선거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의 압승 전망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결과다.
하지만, 투표 결과를 들여다보면 겉으로는 당초 전망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이지만, 내부적으로 국민의힘 후보들의 선전도 곳곳에서 엿보인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는 이번 선거가 단순한 정당 대결보다는 지역별 현안과 후보 경쟁력이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우선, 화성·평택·오산은 최근 10년간 인구가 급증한 신도시 지역으로 여세지역으로 분류된다.
동탄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화성, 고덕국제신도시를 품은 평택, 세교신도시가 확장 중인 오산은 30~40대 젊은 층과 수도권 유입 인구 비중이 높다. 이들 계층은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 성향이 비교적 강하게 나타나는 유권자군을 형성해 왔다. 
특히, 화성과 평택은 신도시 인구 비중이 전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정도로 커지면서 정치 지형 자체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국민의힘은 전통적인 지지층인 원도심과 고령층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했지만, 신도시 표심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화성특례시
정명근 시장의 재선 성공은 사실상 특례시 성과에 대한 평가로 집약된다.
민선 8기 동안 화성은 전국 최대 규모 기초자치단체로 성장했고 2025년 특례시 출범이라는 상징적 성과를 이뤄냈다.
GTX-C 연장, 동탄 트램, 서해선 복선전철, 국제테마파크, 반도체 산업벨트 등 굵직한 사업들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사업을 바꾸기보다 완성하자'는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군공항 이전, 경마공원 등 일부 쟁점에서는 후보 간 차별성이 있었지만, 선거 전체를 뒤흔들 정도의 이슈로 확대되지는 못했다.
결국 화성 선거는 '누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는가'보다 '누가 현재 사업을 안정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었다.
지역정가 관계자들은 "당초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우세한 환경 속에서 선거가 진행된 만큼, 이변은 없었다"며 "화성시민들은 정명근 시장이 4년 동안 추진해 온 굵직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성공리에 완수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었다"고 평가했다.
▲ 당선 확정 후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최원용 당선자ⓒ정일형 기자
◇ 평택시 
평택은 개발보다 '도시 운영 능력'이 먹혔다
평택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평택항, 미군기지 이전 등으로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다.
문제는 성장 속도에 비해 교통·교육·의료 인프라가 시민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평택시민들의 불만이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GTX-A·C 연계, 수원발 KTX, 종합병원 유치, 교육 인프라 확충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원용 당선인은 이런 점을 눈여겨 봤다. 그는 공직 경험을 앞세워 "개발을 유치하는 시장보다 도시를 제대로 운영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이미지 구축에 주력했다.
특히, 100만 특례시 비전을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급성장 도시의 행정 역량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전환한 것이 유권자의 표심을 저격했다.
최원용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승리 요인은 최원용 후보가 갖고 있는 행정력에 대한 평택시민의 기대감이 아니었나 싶다"며 "100만 도시를 바라보며 급발전하고 있는 평택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차질없이 추진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조용호 당선인ⓒ조용호 캠프 제공
◇ 오산시
경기남부 4개 도시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의미를 갖는 곳이 오산이다.
조용호 후보가 현직인 이권재 후보를 꺾은 것은 단순한 정권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산은 규모가 작은 도시인 만큼, 시장 개인의 행정 스타일과 성과가 직접 평가받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세교3지구, 반도체 배후도시 전략, 광역교통망 구축 등을 내세웠고 국민의힘은 현직 프리미엄과 시정 성과를 강조했다.
두 후보의 이 같은 전략은 개표 막바지까지 지열한 접전을 벌였고 사전투표함이 열리면서 극적으로 희미가 엇갈렸다.   유권자들이 현직 프리미엄보다는 변화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오산은 화성·평택 사이에 위치해 광역경제권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며 "이에 따라 ‘도시의 미래 먹거리를 누가 더 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가’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 당선인사하는 김보라 시장ⓒ김보라 선거캠프 제공
◇ 안성시
안성은 정당보다 김보라 시장의 개인 경쟁력이 승리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보라 시장의 3선 성공은 예견됐지만, 최초 일반시 3선 여성시장 배출이라는 점에서는 이번 선거 최대 주목 대상이다.
안성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농촌 지역과 진보 성향이 강한 도심 지역이 혼재된 대표적 스윙 지역이다.
그런데도 김 시장은 개표 초반부터 치고 나오면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는 민주당 간판보다 김보라라는 정치인의 개인 브랜드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을 낳는다.
선거과정에서 각종 유언비어와 마타도어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김보라 시장은 의연히 대처하며 반도체 소부장 산업단지, 미래모빌리티 클러스터, 철도망 확충, 문화도시 지정 등 민선 7·8기 동안 추진된 사업들을 하나하나 구체화하는 정책비전 전략을 구사하며 표심을 다잡았다.
결국, 유권자들은 '새로운 시장을 뽑아 사업을 다시 시작할 것인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완성할 것인가'의 양자택일에서 후자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로 경기 남부에는 민주당 소속 시장이 전부 포진하게 됐다"며 "향후 김보라 시장의 시정은 이들 도시들과 협력 속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데 촛점이 맞춰져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