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16일 평택 청담고등학교에서 학생자치위원회와 함께 'RAS+폰 프리 스쿨'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경기도교육청 제공
"휴대폰 꺼주세요, 이어폰 꺼주세요"
16일 이른 아침 평택에 위치한 청담고등학교 정문에서 울린 학생자치회 소속 학생들의 목소리다.
학생자치회는 이날 '휴대전화는 끄고, RAS 제대로!'라고 적힌 홍보 펫말을 들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실제 등교하던 학생들은 학생자치회 주도의 캠페인으로 정문에서 스마트폰을 끄고,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가방에 넣었다.
같은 시간 운동장에서는 100여명의 학생들이 아침 러닝을 하며 땀을 쏟고 있었고, 공연장에서는 밴드부 보컬의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으며 도서관에는 책을 빌리려는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는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부터 강조해 온 'RAS(라스)'와 교육감 취임 후 1호 교육정책으로 서명한 '폰 프리 스쿨(phone off)'의 현실판이 청담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안 교육감은 학생들과 함께 교문에서 캠페인 참여 후 "학생 주도의 폰 프리 스쿨 운동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다"며 "학생들이 부족함이 없도록 필요 예산을 팍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교육감은 학생자치위를 주도하며 폰 프리 스쿨 운동에 앞장 서고 있는 김은서 학생(3학년, 학생회장)에게 경기도교육감 1호 표창을 약속했다.
▲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16일 평택 청담고등학교를 찾아 김은서 청담고 학생회장에게 명함을 전달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RAS와 폰 프리 스쿨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의 라스(RAS)는 Reading·Arts·Sports로 문예체 교육을 뜻한다.
읽고, 표현하고, 몸으로 배우는 교육을 통해 입시 중심 문화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기초학력 회복과 정서 안정, 신체 활동 강화를 묶어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학습 결손과 정서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교육감 1호 서명 정책인 '폰 프리 스쿨'은 학생들이 학교 교육활동 중 스마트폰 사용에서 벗어나 배움과 관계 형성에 집중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조성하고, 자기조절 역량 함양과 학교 교육력을 회복하기 위한 이른바 '폰 끄기' 운동이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여 RAS에 참여하도록 유도해 학생들의 학습과 사회성, 성장을 지원하는 학교문화 조성이 목표다.
곽의근 청담고등학교 교사는 "라스와 폰 프리 스쿨 등의 참여 유도를 교사가 아닌 학생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16일 평택 청담고등학교에서 '평택 다사런 스포츠클럽 우수교' 선정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청담고는 이미 '휴대전화는 끄고, RAS 제대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오전 8시께 청담고에 도착해 학생자치위와 함께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라스와 폰 프리 스쿨을 알렸다.
현재 청담고는 수업 시간 전 학생들이 교실마다 마련된 폰 꽂이에 전원을 끈 스마트폰을 제출하고, 쉬는 시간 등 필요한 시간에만 폰을 켜고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참여하다 보니 이를 반대하는 학생은 없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안 교육감은 이후 밴드부 연습실로 향했다.
청담고 포커스밴드는 오전과 점심시간, 방과 후 연습을 한다.
밴드부 연습을 지켜본 안 교육감은 즉석에서 이무진의 '신호등'을 신청했고, 밴드부 보컬은 무리 없이 노래를 소화하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운동장으로 향한 안 교육감은 청담고에 '평택 다사런 스포츠클럽 우수교' 현판을 전달하며 청담고의 노력을 평가했다.
또한, 김강민 학생(2학년)에게는 '러너상', 최연서 학생(3학년)에게 '꾸준러너상'과 안수인 학생(1학년)에게 '성장러너상'을 각각 시상했다.
안 교육감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청담고의 도서관인 '글마루터'였다.
도서관 역시 학생 스스로 폰을 끄고 보관할 수 있는 이른바 '폰 꽂이'가 있어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학생이 제조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카페 역시 호응이 좋다고 한다.
김은서 학생은 "원래 아침에 뛸 때 100m도 제대로 뛰지 못했는데 이 학교에 와서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하고, 아침 구보로 3km를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대폰 사용은 학생들이 휴대폰에 과의존 한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제도가 마련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16일 평택 청담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 의견을 듣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교육 때문에 이사 오는 경기도" 
조성준 청담고등학교 교장은 "평택지역이 비평준화 지역인데 청담고등학교는 성격상 직업계 특성화고"라며 "본교는 대학진학을 우선시하는 학교가 아니고 아이들의 특기적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으로 운영돼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조 교장으로부터 10년 이상된 운동장 잔디 교체의 어려움, 과거 여학생 기숙사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 필요 등에 대한 민원 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
안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이 건강하게 고교 생활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인데 저렇게 뛰면 건강하고, 건강하면 체력이 뒷받침 되니 책상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회장이 집이 서울이라고 한다. 서울에서 교육때문에 이사오는 경기, 이거 신박한 스토리"라며 "강남에서도 교육 때문에 이사 오는 경기. 이게 만들어지면 경기교육이 성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육감은 "청담고가 우리 미래 아이들의 새로운 길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금 고등학교가 입시기관으로 전락 했는데 청담고가 앞으로 갈 길에 대해서 좋은 사례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