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Home)을 원하는 청년에게 숙소(Shelter)를 주려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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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지환 수원특례시의회 도시미래위원장
청년이 원하는 건 '숙소'가 아니라 '집'이다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폐차를 앞둔 버스를 개조해 대학가 청년의 단기 주거공간으로 쓰자는 이른바 '버스하우스' 구상이었다. 글은 두 시간 만에 지워졌다. 이틀 뒤 당 정책위의장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며 선을 그었고, 사흘 뒤 황 의원은 "청년세대에 큰 우려와 실망을 안겼다"며 고개를 숙였다.사과는 했다. 그러나 사과로 닫히는 문제가 아니다.황 의원은 도시공학 박사다. 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장을 지냈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거친 3선 중진이다. 여당에서 도시와 주거를 가장 오래 다뤄온 사람 축에 든다. 그런 그가 별다른 검증 없이 내놓았다가 두 시간 만에 거둬들인 발상이다. 준비된 정책이 아니라 무심코 나온 생각이었기에, 오히려 이 당이 청년 주거를 평소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더 정직하게 드러났다.집은 비바람을 막는 구조물이 아니다.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내일을 준비하는 곳이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울타리다. 한 드라마의 대사처럼 "웬만한 일은 집에 오면 다 극복이 되니까" 사람들은 내 집을 갖고 싶어 한다. 영어로 하우스(House)가 건물이라면 홈(Home)은 삶의 터전이고, 셸터(Shelter)는 잠시 비바람을 피하는 임시 거처, 즉 '숙소'에 가깝다. 청년이 원하는 건 홈이다. 정치가 내민 것은 셸터였다.황 의원은 암스테르담의 하우스보트를 사례로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전후 주택난 속에서 이미 물 위에 떠 있던 유휴 선박을 활용한 특수한 사례다. 땅이 모자라 물을 활용한 것이지, 땅 위에 보트를 세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학가처럼 수요가 몰리는 도심 부지라면 답은 정반대다. 단층 버스를 평면으로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용적률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양질의 주택을 고밀도로 공급하는 것, 그것이 도시공학의 기본이다. 도시공학 박사의 제안에서 도시공학이 보이지 않는다.더 큰 문제는 순서다. 청년이 스스로 집을 마련할 길은 대출 규제로 좁혀 놓고, 그 대안이라며 폐버스를 내밀었다.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든 정책이 주거 사다리의 첫 칸을 치워버린 상황에서, 사다리 대신 임시 거처를 놓아준 셈이다.그 밑에 깔린 시선이 무엇보다 아프다. 청년을 일하고 저축해 자산을 쌓아가는 주거의 주체가 아니라, 정치가 베푸는 혜택을 기다리는 복지의 수혜자로 본다는 것. 이것은 배려가 아니라 시혜적 오만이다.해법은 어렵지 않다. 주거 수요가 높은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풀고, 주요 입지의 용적률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양질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여건을 만드는 일이다. 새로울 것도 없는 원칙이다.청년이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다. 열심히 일해 모으면 더 나은 집으로, 언젠가는 내 집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정당한 기회다. 정치가 할 일은 임시 거처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다리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청년에게 집을 말하려면, 먼저 청년을 집의 주인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배지환 수원특례시의회 도시미래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