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 현륭원 수호한 능침사찰…국보 동종·보물 천보루·대웅보전 등 문화유산 간직
  • ▲ 용주사 전경ⓒ화성시 제공
    ▲ 용주사 전경ⓒ화성시 제공
    오는 3일 ‘2026 정조효문화제·정조대왕능행차’를 앞두고 정조대왕의 효심과 불심이 깃든 화성특례시의 대표 문화유산 용주사가 주목받고 있다.

    화성시 병점구 송산동에 위치한 용주사는 화산(花山) 평지에 자리 잡은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이자 사도세자의 무덤인 융릉을 수호하는 능침사찰이다.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현륭원을 참배하는 능행차 과정에서 수라를 들고 불공을 올리며 머물렀던 곳으로, 정조대왕의 효심을 상징하는 역사적 공간으로 꼽힌다.

    용주사의 역사는 신라 문성왕 시대 화산 일대에 창건된 사찰에서 시작된다. 

    고려시대를 거쳐 번창했으나, 병자호란 당시 화재로 폐허가 됐고 이후 오랜 기간 방치됐다.

    용주사가 다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조선 후기 정조대왕 때다.

    정조는 즉위 13년째인 1789년 양주 배봉산에 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화산으로 옮겨 현륭원을 조성했다. 이어 아버지의 넋을 위로하고 능침을 수호하기 위해 갈양사 옛터에 왕실 사찰인 용주사를 중창했다.

    특히, 정조는 보경스님으로부터 부모의 깊은 은혜를 설파한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강설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계기로 용주사를 ‘효찰대본산’으로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용주사는 정조의 효심을 대표하는 사찰로 자리매김했다.

    유교를 국가 통치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 국왕이 직접 사찰 건립을 주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 ▲ 보물로 승격된 용주사 천보루ⓒ화성시 제공
    ▲ 보물로 승격된 용주사 천보루ⓒ화성시 제공
    용주사에는 왕실 사찰이라는 특수성을 보여주는 건축 요소도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찰 입구의 홍살문이다. 홍살문은 궁궐이나 왕릉 등 왕실과 관련된 신성한 공간에 세워지던 시설로, 사찰 경내에 설치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정조대왕은 능행차 때마다 용주사를 현륭원 참배를 위한 주요 거점으로 활용했다. 조선왕조실록과 일성록 기록에는 정조는 재위 기간 용주사를 13차례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용주사는 왕실 원찰이라는 역사적 위상에 걸맞게 다양한 국가유산을 품고 있다.

    천보루(天保樓)는 올해 2월 국가 지정 보물로 승격되며 용주사의 역사적·건축학적 가치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2층 누각 형태의 천보루는 하부를 받치는 돌기둥에 궁궐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석조 기둥 형식을 적용해 조선 왕실 건축의 높은 격식을 보여준다. 누각 양옆의 행랑은 정조대왕의 능행차 당시 휴식 공간이자 수행 신하와 스님들이 머무르던 공간으로 활용됐다.

    용주사 범종각에 봉안된 용주사 동종은 1964년 국보로 지정된 고려시대 초기 범종이다. 통일신라 범종의 전통을 계승한 작품으로, 정교한 용뉴와 삼존상·비천상 등이 새겨져 있어 한국 범종미술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사찰의 중심 법당인 용주사 대웅보전도 2017년 보물로 지정됐다. 조선 후기 다포 양식의 팔작지붕 건물로, 창건 당시 능침사찰 주불전의 모습을 보여주며 내부 단청 역시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이밖에도 정조대왕이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제작을 지시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판, 1790년 창건 당시 영혼 구제를 위한 의식의 의미를 담아 조성된 용주사 감로왕도 등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용주사 후불탱화를 비롯해 금동향로와 청동향로 등 다양한 문화유산도 보존되고 있다.

    용주사는 상시 개방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사찰 입구에는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으며, 병점역 등 인근 주요 거점에서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다.

    방문 안내 및 행사·프로그램 문의는 용주사 대표전화로 할 수 있으며, 자세한 이용 정보는 용주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용주사는 정조대왕의 숭고한 효심과 조선 왕실 건축·미술의 정수가 집약된 화성시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자부심”이라며 “올해 천보루가 국가 지정 보물로 승격된 것 역시 용주사가 지닌 뛰어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뜻깊은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정 시장은 “108만 화성시민과 함께 용주사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는 한편, 사찰 내 미지정 유산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행정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