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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명진 남양주백병원 소화기센터 실장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고온다습한 본격 무더위가 찾아왔다. 땀을 많이 흘리고 더위에 지치다 보니 아이스 아메리카노, 팥빙수, 차가운 수박 등 온통 몸을 식혀줄 시원한 냉음식을 찾게 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차가운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우리의 몸은 시원해질지 몰라도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매년 여름철만 되면 설사, 복통, 소화불량 등으로 소화기내과를 찾는 외래 환자가 많이 늘어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차가운 음식이 위장 안으로 갑자기 다량 유입되면, 위장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면서 소화 효소의 분비가 감소하고 활성도 또한 현저히 저하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음식물이 충분히 분해되지 못하고 위장 내 체류 시간이 길어져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이 쉽게 초래된다.
위장의 온도 저하는 소화 방해뿐만 아니라 평활근(위장관 운동을 조절하는 근육)을 자극한다. 차가운 기운이 위장관 벽을 강하게 자극하면, 평활근이 비정상적으로 급격히 수축해 급성 위경련을 일으키거나 장의 연동 운동이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설사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위장 기능 저하는 무더운 외부 날씨와 차가운 실내 환경의 온도차로 인한 냉방병과 맞물려 심화한다.
여름철에 빈번한 냉방병 역시 소화기 장애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과도한 냉방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 벌어지면, 신체의 자율신경계가 과부하를 겪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위장관으로 공급되는 혈류량이 줄어들고 소화 기능이 억제돼 만성 체증이나 소화 불량 증세를 유발하는 '위장형 냉방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여름철 습하고 더운 환경은 식중독균 번식에 최적의 요건이므로, 감염성 장염에도 유의해야 한다. 여름철 습하고 더운 환경은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 캄필로박터 등 식중독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차가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차 오염이 일어나거나, 냉장고 신선도를 맹신해 보관 기간이 지난 음식을 섭취할 경우, 세균성 급성 위장관염으로 직행할 수 있다. 오염된 음식 섭취 후 수 시간 내에 심한 설사, 고열, 구토, 쥐어짜는 듯한 복통이 시작된다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탈수 등의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여름철 소화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찬 음식을 먹더라도 한 번에 들이켜기보다 입안에서 온도를 서서히 올린 뒤 조금씩 나누어 삼키는 습관이 필요하다. 더운 날씨라 할지라도 하루 한 끼는 따뜻한 보양식이나 미온수를 마셔 위장관 내부 온도를 따뜻하게 해 줘야 위장관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냉장 보관된 음식이라 하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조리 후 오랜 시간이 지난 음식은 재가열해 섭취하고, 세균 번식이 활발한 여름철에는 칼, 도마 등 조리도구를 소독해 2차 감염성 위장염을 선제적으로 예방해야 한다. 만약 하루 3회 이상의 잦은 물설사가 계속되거나 점액질이 섞인 혈변, 38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된다면, 신속히 내원해 정확한 수액 공급 및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탈수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송명진 남양주백병원 소화기센터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