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희생자 수중 위령비 두 곳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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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쿠버다이빙팀 리다이브 회원들이 사이판 해역의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를 청소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리다이브 제공
스쿠버다이빙팀 리다이브(LiDive)는 3·1절을 맞아 뜻 깊은 봉사활동을 펼쳤다.리다이브 소속 다이버 21명은 3·1절 연휴를 맞아 사이판 해역의 수중 위령비 두 곳을 청소하고, 일제강점기에 희생당한 선조들의 아픔을 기리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리다이브가 봉사활동을 진행한 첫 장소는 사이판 섬과 마나가하 섬 사이 ‘리프로’ 해역이다.이곳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한국인 징용자 6000명이 탑승한 화물선이 미군의 기뢰 공격을 받아 침몰해 모두 희생된 비극의 현장이다.두 번째 장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격추된 일본 폭격기 잔해 근처에 세워진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로, 1996년 건립돼 '태평양전쟁 시 희생되신 영혼이시여, 고이 잠드소서'라는 문구와 문덕수 시인의 추모시 ‘고이 잠드소서’가 새겨져 있다.사이판과 가까운 티니안 섬에서도 수천 명의 한국인이 강제노역과 전쟁 중 총알받이, 자살 강요 등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
- ▲ 스쿠버다이빙팀 리다이브 회원들이 사이판 해역의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를 청소하고 있다. ⓒ리다이브 제공
그중 일부는 섬 주민들의 도움으로 생존해 지역사회에 정착해 후손을 남겨 오늘날 마리아나제도에는 한국계 주민이 다수 거주한다.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사이판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고통과 극복을 함께 품은 장소임을 보여준다.봉사에 참여한 다이버들은 사이판의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만끽하는 것을 넘어, 한민족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리다이브는 광고·영상·인플루언서·스타트업,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출신 다이버들이 모인 단체로, 해양정화활동을 목적으로 한 ‘Sea U Again’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이끌어갈 계획이다.리다이브팀의 리더인 최원식 크리에이티브꾼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젝트를 지원해주신 북마리아나관광청, 안전한 다이빙을 이끌어주신 북마리아나 한인 다이빙 운영자 모임(NMKDO)과 사이판 프로다이버스 리조트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사이판의 아름다운 환경과 한민족의 아픈 역사를 더 많은 다이버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