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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호 남양주백병원 뇌신경센터 병원장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흔히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일컫지만, 의학적, 특히 뇌과학적 관점에서 스트레스가 우리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이해하는 이는 드물다.
스트레스 자체가 무조건적으로 인체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적절한 긴장감과 스트레스는 일의 능률을 높이고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생존 본능으로서 작용한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는 '과도한 걱정과 근심', 즉 만성 스트레스다.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 우리 뇌는 즉각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가장 먼저 뇌의 측두엽 깊숙한 곳에 위치하며 불안과 공포를 감지하는 '편도체(Amygdala)'가 과도하게 활성화된다. 고장 난 화재경보기처럼 편도체가 쉴 새 없이 울려대면, 뇌는 이를 실제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 상황으로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편도체의 흥분은 곧바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HPA 축이 자극받으면 부신피질에서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다량 분비된다.
단기적으로 코르티솔은 에너지를 생성하고 신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다 분비가 지속될 경우 인체의 에너지 고갈을 초래하는 '부신피로증후군'을 유발한다. 나아가 면역력 저하, 불면증, 우울증, 인지 기능 저하 등 심각한 만성 뇌신경 및 전신 질환의 도화선이 된다.
그렇다면 뇌 손상을 유발하는 HPA 축의 폭주를 막고, 과열된 편도체를 진정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긍정적인 사고'의 능동적 실천이다.
뇌과학적으로 부정적인 감정과 끊임없는 근심은 편도체를 자극해 스트레스 반응을 고착화시킨다. 이를 끊어내는 가장 강력한 백신은 마음속을 '긍정의 생각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 뇌의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활성화되어 편도체의 과잉 반응을 억제하고 코르티솔 분비를 정상화시킨다.
이와 더불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이완 요법도 큰 도움이 된다. 조용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하기', 깊은 호흡으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복식호흡하기', 뇌에 완벽한 휴식을 선사하는 '멍때리기', 그리고 '걷기와 같은 적당한 유산소 운동'은 과열된 뇌를 식혀주는 훌륭한 방법이다.
또한, 신체적 피로도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면 전문의의 진단 하에 홍삼이나 홍경천 같은 영양제를 복용하거나, 감초·태반을 주성분으로 하는 수액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저하된 신체 컨디션과 부신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결국 가장 훌륭한 스트레스 관리법은 일상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고, 뇌와 신체에 적절한 휴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불안과 걱정이 스며들 틈이 없도록 마음의 방을 긍정으로 가득 채울 때, 비로소 진정한 뇌 건강과 전신 건강을 지켜낼 수 있다.
강진호 남양주백병원 뇌신경센터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