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체들 음향시스템 변경 두고 의혹 제기화성시 "시민 위해 보다 나은 시스템 요청한 것"
  • ▲ 화성문화예술의전당 조감도. ⓒ화성시 제공
    ▲ 화성문화예술의전당 조감도. ⓒ화성시 제공
    화성문화예술의전당(구 트라이엠파크) 건립과 관련해 공사 수주에 혈안이 된 일부 업체가 막무가내식 문제 제기로 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해당 시설 내 무대 음향시스템의 일부 교체 및 추가 사안을 두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인데, 구체적 근거도 없이 시민들의 삶의 질과 동떨어진 문제 제기로 눈살마저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동탄2시도시 내에 화성문화예술의전당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시설은 지하 3층, 지상 1층, 전체면적 1만2170㎡ 규모로 조성하는 문화·예술·생태 기능을 결합한 대규모 복합문화시설이다

    시설 내에는 뮤지컬 공연장과 야외 공연장, 전시·문화 체험 공간, 자연 연계형 테마 공간 등이 조성된다.

    시설은 동탄2신도시 개발을 관장한 LH에서 개발이익금으로 조성해 화성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LH는 해당 시설이 동탄2신도시 내 예술의전당 역할과 지역 랜드마크로서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조성사업 중 시민들에게 더 나은 수준의 음향 장비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무대 음향시스템을 교체 설치하려 하자 일부 업체가 '특정 장비 밀어주기'라는 프레임을 씌워 발목을 잡고 나섰다.

    애초 LH는 36억4000만여 원 규모의 음향설비 설치업체 선정을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진행했다.

    입찰에는 5개 업체가 참여했고, 이 중 여러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A사가 최종 선정됐다.

    A사는 음향장비뿐만 아니라 공연장에 필요한 영상시스템·음향콘솔콘·인터컴·마이크시스템·인프라 등 모든 분야를 가장 이상적으로 제안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A사는 입찰에서 전체 사업비 중 10% 정도를 차지하는 음향장비를 캐나다산 '아담슨(ADAMSON)' 제품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음향장비만 단독으로 입찰을 진행했다면 '아담슨' 제품은 선택받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공연장 운영·관리를 맡게 될 화성시와 화성문화재단은 '이머시브' 사운드가 구현된 '엘어코스틱'으로 변경해줄 것을 LH에 협조요청했다. 시민들에게 더욱 품질이 좋은 음질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엘어코스틱'은 전 세계 음향·이벤트·라이브엔지니어 시장에서 요구 사양의 기준으로 제시될 만큼 표준화돼 있는 장비다.

    '엘어코스틱'은 통합시스템과 표준화된 운용 방식 덕분에 실내 공연장에서도 고품질 음향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고, 다양한 공연과 행사에 맞춰 신속하게 시스템을 확장·재구성할 수 있어 '아담슨'에 비해 높은 성능을 자랑하지만, 가격은 1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일부 업체는 '특정 장비 밀어주기'와 '유착 의혹' 등 근거도 없는 의혹 제기와 각종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당초 '아담슨' 장비를 사용하기로 해 놓고 설계변경을 통해 장비를 교체하려는 것은 계약 취지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또 사업 입찰 당시 '엘어코스틱' 장비가 포함된 제안서가 탈락했는데 향후 해당 장비를 다시 도입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입찰 당시 제안요청서에 이머시브 시스템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향후 화성시의 요청에 따라 이머시브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 용역을 통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인 엘어코스틱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더 나은 기술 도입' 등 합리적 사유가 있으면 국가계약법과 기획재정부 계약 예규에 따라 설계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다.

    한 음향시설 관리자는 "어느 지자체 음향감독에게 물어봐도 지금 수준의 공연장에서 음향장비를 선택하라면 아담슨보다 엘어코스틱을 고를 것"이라며 "계약의 공정성 훼손이 아닌 시민들에게 더 나은 품질의 음향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일부 업체의 몽니로 발목이 잡히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시설 관리자 역시 "엘어코스틱은 지난해 마돈나가 브라질에서 150만여 명의 대규모 관객을 모아 '이머시브시스템'으로 콘서트할 때 사용된 음향장비"라며 "해당 장비가 설치된 공간에서 각종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동탄시민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LH의 사업으로, 우리는 시민들을 위해 더 나은 시스템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요청한 것일 뿐"이라며 " 시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법 테두리 안에서 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