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과 염증물질 활발히 분비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이상 유발
  • ▲ 위례아산병원 하성삼 대표원장
    ▲ 위례아산병원 하성삼 대표원장
    건강검진에서 체중과 BMI 수치는 정상이지만 복부초음파나 CT검사에서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쌓였다는 판정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정상체중 내장비만’은 단순한 체형 문제를 넘어 대사질환의 핵심 위험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내장지방은 복강 내 장기 사이에 쌓이는 지방을 말하며, 피하지방과 달리 호르몬과 염증물질을 활발히 분비한다. 문제는 이들 물질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혈관 내피 기능을 손상시켜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같은 대사이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상당수가 복부비만 또는 내장지방의 과다 축적을 동반한다. 이들은 혈당 조절이 어렵고, 인슐린 요구량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내장지방이 많을수록 중성지방 수치가 상승하고 HDL 콜레스테롤은 낮아지며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위험한 이유는 대사 활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간에서 지방 대사를 방해하고, 근육의 포도당 이용을 저하시키며, 고혈당과 고인슐린 상태를 지속시킨다. 이처럼 내장지방은 단순한 저장 조직이 아닌 ‘대사 교란의 발원지’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내장지방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체중이나 BMI 지수만으로는 내장지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허리 둘레 측정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가장 정확한 평가는 복부CT나 복부초음파를 통해 이뤄진다.

    건강검진에서 복부비만 소견이 반복적으로 나온다면 내장지방 축적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면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내장지방을 줄이는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습관 개선은 내장지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유산소운동과 함께 저항운동을 병행하면 내장지방 감소에 더욱 효과적이다. 

    식이조절도 중요하다. 단순당과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GLP-1 유사체나 SGLT2 억제제처럼 체중과 대사지표를 동시에 개선하는 약물치료도 일부 환자에게 적용한다.

    내장지방은 외형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 대사적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중 하나 이상을 진단받은 환자라면 내장지방 상태를 반드시 점검하고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는 것이 좋다.

    조용히 쌓이지만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내장지방이다. 겉으로 보이는 수치에 안심하지 말고 몸속 균형을 들여다보는 것이 진짜 건강 관리의 시작이다.

    하성삼 위례아산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