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신화·기억을 잇는 회화세계… 시민 누구나 자유 관람
  • ▲ 로비에 마련된 움직이는미술관 풍경ⓒ화성시의회 제공
    ▲ 로비에 마련된 움직이는미술관 풍경ⓒ화성시의회 제공
    화성특례시의회와 ESG메세나가 공동 추진하는 문화·예술 프로젝트 ‘움직이는 미술관’이 12월 전시로 김미자 작가의 개인전 ‘신화적 지도(Mythological Map)’를 선보인다. 

    전시회는 오는 31일까지 의회 로비 전시공간에서 진행되며,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작품들은 자연·신화·기억이 중첩되는 회화적 세계를 탐구하며 인간 내면에 잠재한 의식의 지층을 회화언어로 드러낸다. 

    김 작가는 자연을 단순한 풍경이 아닌 ‘기호학적 장’으로 해석하고, 그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깨어나는 과정을 화면에 담았다. 

    전시는 관람자가 스스로의 흔적과 기억을 성찰하는 사유의 여정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여러 겹의 물감을 올리고 다시 갈아내는 반복적 회화 과정으로 자연의 지층이 형성되는 시간을 구현했다. 색이 드러나고 지워지는 순간마다 기억의 파편과 무의식이 떠오르는 장면이 연출되며, 이는 기술적 절차를 넘어 ‘기억을 재굴절시키는 의식적 행위’로 확장된다.

    특히 전시의 주요 상징인 ‘엉겅퀴’는 상처를 감춘 존재가 아니라, 상처를 통과해 새로운 길을 여는 ‘문(門)’으로 제시된다. 

    김 작가는 이를 통해 “삶의 지도는 파괴의 자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점에서 다시 그려진다”는 철학을 풀어낸다.

    주요 출품작인  ‘빛의 정원 1–2’는 자연·빛·기억을 하나의 지층처럼 다루는 작가의 특징적 작업세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전통 오방색 체계를 자연 이미지에 은근히 스며들게 해 색을 단순한 조형요소가 아닌 시간과 에너지의 흐름으로 작동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붉은 배경의 ‘빛의 정원 1’은 생성의 열기와 확장을, 푸른 배경의 ‘빛의 정원 2’는 침잠과 잔잔한 진동의 시간을 담았다. 작품 속 하얗게 피어오르는 꽃은 치유의 에너지를 상징하며, 화면 곳곳에 놓인 ‘작은 의자’ 이미지는 관람자 내면에 조용한 여백을 남긴다.

    김 작가는 28회의 개인전과 423회의 단체·초대전에 참여한 중견작가로, 자연·신화·시간의 구조를 회화적으로 분석하는 독창적 세계를 구축해 왔다. 

    화성시의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시민들에게 ‘예술을 통한 내면의 지도 읽기’라는 새로운 감성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ESG 가치와 공공문화 협업을 실현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 프로젝트로서 의미를 더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