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 신경외과·가정의학과 전문의로 활동해 온 경상지역 의료계 원로군과 지방의료원서 지역민들 위한 의료 활동에 부단한 노력병실 크기 타 병원의 2배…수술 마친 암 환자 위해 최상의 서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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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지역 신경외과 권위자’, ‘정주영 회장 주치의’ 그리고 ‘나라에 헌신한 의사’. 안영규 양산힐링의원 병원장(85)의 발자취를 함축한 수식어다.그는 지난 1964년에 처음 의사면허를 취득한 뒤 60여 년을 신경외과·가정의학과 전문의로 활동해 온 경상지역 의료계 원로이다.안 원장은 소위 ‘돈 잘 버는 의사’와는 거리가 있는 ‘환자만을 위한 삶’을 살았다.1960년대 당시 경상지역에서 신경외과의 권위자로 이름이 난 김원묵(봉샘병원 원장) 교수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뒤, 24년간 군과 지방의료원에서만 있었다.군에서는 육군병원 인턴 생활을 시작으로 베트남 월남전 등에 참전해 국군과 미군 등을 상대로 의료 활동을 이어오는 등 12년간 군의관으로 활동했다.이후에는 마산의료원과 부산의료원 등에서 지역민들을 위한 의료 활동을 이어갔다.특히 부산의료원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제 기능을 하기까지는 안 원장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지난 1994년 부산시립병원이 부산의료원으로 탈바꿈할 당시에 안 원장은 초대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실질적인 지역민들을 위한 의료 활동을 위해서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이 때문에 정부를 상대로 끊임없는 요구를 제기해왔고, 그 결과 당시 1,500억 원의 국비를 확보해 지금의 부산의료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또 그는 지역 기업인 포항제철을 찾아가 지역민들과의 상생을 이야기하며 70억 원 상당의 의료 장비를 지원받기도 했다.자신의 병원도 아닌 공공의료시설 개선을 위해 의사 개인이 발 벗고 뛴 것은 지역민들에게 보다 나은 보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안 원장은 “처음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했을 때 의료시설이 너무나 낙후돼 있어 막막했다”라며 “정부에서 일하는 분들을 찾아가 병원 실태를 설명하고 설득한 끝에 좋은 결실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안 원장의 이 같은 삶의 자세는 선교사였던 외할머니의 영향이 컸다.모태신앙인 안 원장은 학창 시절부터 기독학생회 활동 등을 통해 남을 위한 봉사에 익숙한 삶을 살았다.안 원장은 “아마 의사가 안 됐으면 나도 선교사의 길을 가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은 제한된 사람을 살리만, 선교사는 더 많은 사람을 살린다고 생각해서다”라며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실제 그랬다. 밥 먹을 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라고 말했다.안 원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주치의를 맡았던 특별한 이력도 있다.지난 1974년 울산에서 처음 신경외과를 개업할 당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가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다.당시 수 만 톤의 배를 건조할 때마다 수 만 명의 근로자들이 작업 중 다치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조선소 근로자들과 정 회장 등은 안 원장의 손길이 절실했다.그는 “2만여 톤 규모의 배를 만들면 2만여 명의 근로자들이 죽거나 다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재해가 잦았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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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원장은 현재 양산에서 암 환자들을 위한 진료 활동에 매진 중이다.고령이지만 여전히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하며 ‘환자는 가족’이라는 신조를 삼고 진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실제 현재 운영 중인 병원을 살펴보면 안 원장이 환자들을 대하는 마음의 진정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안 원장은 600여 평 규모의 병원에서 29개 실의 병상에서 수술을 진행한 암 환자들을 상대로 사후 관리를 하고 있다. 식단부터 재활, 합병증 예방, 후유증 치료 등이 주다.특히 합병증 예방을 위해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저염식 식사를 고집 중이다.또 림프가 절제될 수밖에 없는 난소암과 유방암 환자들을 위해서 림프 전문 도수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병실 크기도 타 병원보다 2배 가까이 크다.일반적으로 1인실은 2.5평 규모이지만, 안 원장의 병원은 6평에 달한다.안 원장은 “공간이 좁고 갑갑함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환자들을 많이 받지 못하더라도 오신 분들에 한해서는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병실 크기를 늘렸다”라고 설명했다.이 밖에도 안 원장은 고가의 표적고주파온열치료기(의료 장비)를 들여 암 환자의 정보만 입력하면 환자가 누웠을 때 자동으로 위치를 잡아 집중적인 파장 치료를 진행 중이다.안 원장은 “사실 우리 병원에서는 근본적인 암 치료는 할 수가 없다. 다만, 수술을 마친 환자들이 편하게 쉬게 하고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밥 잘 먹이고 스트레스를 없애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게 암 환자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이어 “나뿐만 아니라 우리 직원들 역시 ‘환자는 가족’이라는 의료 철학을 몸소 실천 중”이라며 “실제, 타지에서 몸이 아픈 부모를 돌보지 못하는 자식들을 대신해 우리 직원들이 가족보다 더 가족처럼 환자들을 돌보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