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2~3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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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사랑의병원 이두인 진료부원장
항문 통증은 불편감이 강한 증상 중 하나지만, 원인을 단순히 치질로 단정짓기에는 고려해야 할 질환이 많다.진료실에서도 “치질인 줄 알았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지만, 치핵 외에도 항문 열상, 항문농양, 치루, 항문 주변 피부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가장 흔한 항문 질환은 치핵이다. 정맥류성 덩어리가 항문 내·외부에 생기며, 통증보다는 출혈과 불편감이 주증상이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통증이 심해졌다면 단순 치핵 외에 혈전성 외치핵이나 항문농양을 의심해볼 수 있다.특히 항문농양은 항문 주변에 고름이 생기면서 발생하며, 빨갛게 부어오르고 열감과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염증이 심해지면 자발적으로 터져 고름이 배출되기도 하며, 이 과정에서 치루로 진행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해질 수 있다.항문열상(항문 찢어짐)도 주요 통증 원인이다. 변비나 딱딱한 변을 볼 때 발생하기 쉽고, 배변 시 찢어지는 듯한 통증과 소량의 출혈이 반복된다. 증상이 반복되면 괄약근이 긴장하면서 만성 열상으로 이어지고, 이 경우 단순 연고치료만으로는 호전이 어렵다.이외에도 피부질환, 습진, 곰팡이 감염 등이 항문 주변에 생기면 가려움과 자극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항문 주위가 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이러한 문제는 악화되기 쉽다.항문 통증의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다르지만, 초기에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가 우선이다. 좌욕은 항문 주위 혈류를 개선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며, 하루 1~2회 정도 따뜻한 물에 5~10분 정도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배변 습관도 중요하다. 변비나 설사를 피하고, 식이섬유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변을 오래 참거나 과도하게 힘을 주는 습관은 항문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일상에서는 통풍이 잘 되는 면 속옷을 착용하고,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그러나 일부 항문 질환은 외과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항문농양은 절개 배농이 기본이며, 단순히 연고나 약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고름이 쌓인 상태를 방치하면 염증이 확산되고 조직 손상이 커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절개를 통해 고름을 배출해야 한다.치루는 항문선 감염 이후 형성된 터널 구조로,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만성 염증 질환이다. 치루 수술은 누공의 위치와 괄약근의 손상 여부를 고려한 절제 또는 결찰술이 적용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정확한 진단과 수술 계획이 중요하다.또한 만성 항문열상이나 반복적인 혈전성 외치핵의 경우도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일정 시점에서 수술적 절제나 괄약근 이완술이 고려될 수 있다.외과적 치료는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기능 회복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적극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항문 통증이 2~3일 이상 지속되거나 증상이 반복된다면 자가진단으로 넘기기보다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항문 질환은 조기 진단과 생활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항문 통증은 단순한 증상이지만, 때로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불편을 참는 것보다, 원인을 확인하고 조기에 조치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안산사랑의병원 이두인 진료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