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약해지거나 스트레스 심할 때 발병 위험 높아져
  • ▲ 안산사랑의병원 이경록 진료부원장
    ▲ 안산사랑의병원 이경록 진료부원장
    대상포진(Herpes Zoster)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했다가 재활성화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과거에 수두를 앓았던 사람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면역력이 약해지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대상포진은 심한 통증과 함께 피부 발진을 동반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적인 신경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상포진은 젊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고, 보통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대상포진 원인 병원체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아이들이 흔하게 앓을 수 있는 수두의 원인과 동일한 바이러스다. 소아기 때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한번 감염된 경우 수두를 겪고 나서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몸속에 남아있게 된다. 

    이렇게 체내에 남아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이동해 신경절에 잠복했다가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재활성화하는 것이다. 

    재활성화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존재한다. 노화·스트레스·만성질환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될 경우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할 수 있다. 또한 암, HIV 감염 등 면역체계를 약화하는 질병을 앓는 환자나 면역억제제·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재활성화한다.

    바이러스는 신경을 따라 이동하면서 해당 신경이 지배하는 피부 영역에 발진과 통증을 유발한다.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환자가 심하게 앓을 경우 염증이 전신으로 퍼질 수도 있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발진이 나타나기 전부터 해당 부위에 통증·가려움·따가움 등의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붉은 반점이 신경을 따라 나타나며, 뒤이어 수포가 띠 모양으로 무리 지어 발생한다. 발열·두통·피로감 등의 전신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수포는 2~3주에 걸쳐 딱지로 변하고, 딱지가 떨어지면서 치료된다. 그러나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노인 환자 중 약 30% 정도가 겪는다. 심한 경우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할 수 있다.

    대상포진의 진단은 주로 임상 증상에 기반해 이뤄진다. 피부에 특징적인 변화가 나타나므로, 환자의 병력과 발진의 형태를 살펴보고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전형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는 검사를 시행한다. 수포에서 채취한 세포를 현미경으로 검사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거나, 수포 액체를 배양해 바이러스를 확인하기도 한다. 

    대상포진의 치료 목표는 통증 완화, 발진 치유 촉진, 합병증 예방이다. 주요 치료 방법으로는 아시클로버·발라시클로버·팜시클로버 등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항바이러스제는 발진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통증 완화를 위해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등의 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심한 통증의 경우 마약성 진통제를 고려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 및 관리를 위해 가바펜틴·프레가발린 등의 신경통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 국소 치료의 경우에는 칼라민 로션, 항생제 연고 등을 사용해 피부를 진정시키고 2차 감염을 예방한다.

    대상포진은 치료가 시작되면 대부분 빠르게 치유 가능하다. 다만 2차 세균 감염의 위험 관리를 위해 피부의 병적인 증상 관리도 중요하다. 면역억제 환자나 노인은 피부 증상이 완치되더라도 포진성 통증이 남는 경우가 있다.

    대상포진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위험성이 달라질 수 있다.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실명할 가능성이 있고, 뇌수막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뇌수막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다. 

    대상포진은 예방접종이 가능하며, 60세 이상의 성인에게 권장하고 있다. 백신 접종은 대상포진 발생 위험을 줄이고, 발생하더라도 증상을 경미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경록 안산사랑의병원 진료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