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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14일 도교육청에서 수능 영어 듣기평가 폐지에 대한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어 듣기평가 폐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임 교육감은 14일 "이번 수능을 준비하면서 한 학교는 영어 듣기평가를 위해 스피커 교체 비용으로 440만 원을 사용했다고 한다. 전국으로 보면 스피커 교체 비용이 아마 엄청 많이 들어갔을 것이다. 말이 안된다. 한마디로 이게 무슨 짓이냐"고 질타했다.
임 교육감은 이날 경기교육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수능을 치르면서 학교 내부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영어 듣기평가 준비라고 하더라. 이는 어느 학교나 공통사항"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임 교육감은 "영어 듣기평가를 위해 수능 일주일 전 2회에 걸쳐 소음측정기로 스피커 상태를 확인한다고 한다. 테스트 과정에서 이상이 없었는데 시험날 지지직거리면 비상"이라며 "학생들은 그저 행운만 바라보며 시험을 치르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학교의 전체 방송 시스템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약 500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되며, 이마저도 시장 상황이 독과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교육감은 "어제 북부청사에서 만난 영어교사도 듣기평가는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다른 교과 교사들 역시 이 제도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임 교육감은 "심지어 듣기평가를 위한 사교육으로 훈련을 받는 학생도 있다"며 "듣기평가를 폐지할 경우 어떤 사람이 반발하는지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수능을 치렀으니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다가오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의에 수능 영어 듣기평가 폐지를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임 교육감은 "다음 주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열릴 예정인데, 여기에 안건으로 올려 의견을 모으고 폐지로 가닥이 잡히면 국가교육위원회와 협의할 것"이라며 "듣기평가 폐지는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낮춰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공론화 절차만 거치면 바로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육감은 그러면서 "현장에 대한 파악을 조금만이라도 들여다보고 고민해본다면 영어 듣기평가 폐지 결정은 바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제 현장을 돌아보며 확신이 들었다. 변수도 없을 것이고 특별한 부작용도 없다. 빠른 시일 내 조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