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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추모공원 예상도. ⓒ포항시 제공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추모공원이 경상북도 포항시의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으로 이를 유치하려는 마을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포항시의 유례 없는 실험이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경기도 양평군의 종합장사시설 추진에 새로운 대안이 될 지 주목된다.
15일 경기 양평군에 따르면 양평군은 과천시와 함께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위해 지난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건립 후보지를 모집했으나, 신청 마을이 없어 오는 6월 1일부터 재공모를 진행한다.
종합장사시설 유치지역에는 60억 원 이내 기금지원사업과 카페, 식당 등 부대시설 위탁 운영과 근로자 채용 시 주민 우선 채용의 혜택이 부여 되지만 선뜻 나서는 마을이 없는 것이다.
반면, 비슷한 상황의 포항시는 현재 화장장을 포함한 추모공원 건립을 희망하는 지역에 대한 공모를 지난해 진행한 결과 총 7개 마을에서 유치를 희망했다.
지역은 △구룡포읍(눌태1) △연일읍(우복2) △동해면(중산·공당) △장기면(죽정) △장기면 (창지2) △청하면(하대) △송라면(중산1) 등이다.
포항시가 추진하는 추모공원은 2028년 개원을 목표로 33만㎡(약 10만 평) 부지에 '명품+장례+문화+공원'의 4가지 컨셉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 곳은 화장장 등 장사시설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주민을 위한 공원과 체육시설 등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포항시는 이를 위해 지역이 선정된 행정리 주민에 대한 인센티브(210억 원 규모)로 주민지원기금 40억 원과 화장시설 사용료 20%(30년간), 일자리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센티브는 지역개발사업 및 소득증대 사업, 주민복리 증진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여기에 탈락한 주민까지 위로와 통합 차원에서 1차 서류심사에 통과할 경우, 주민편익 및 숙원사업으로 3~5억 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 탈피를 위해 2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테마별공원, 문화시설, 상징물, 전시관, 산채로 등을 만들어 시민이 방문하고 싶은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작은 정말 힘들었다. 막연한 반대에 부딪혀 위기도 많았으나 주민들을 만나 수차례 설득하고, 또 설득했고 심포지엄 등을 통해 이미지 변화에 중점을 뒀다"며 "포항에서 시작했으면 경북까지, 더 나아가 전국민의 정서가 바뀌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기도내 한 추모공원 관계자는 "기존 장사시설을 추진하면서 발생했던 불필요한 갈등이나 논란이 포항시의 사례처럼 인센티브 제공과 이미지 개선 등으로 해결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반길 일"이라며 "지자체 뿐만 아니라 정부도 함께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용갑 한국갈등관리조정연구소 대표는 "지자체나 사업자가 지역에서 어떤 사업을 추진할 경우 주민들을 존중하면서 대해야 한다. 태도가 중요하다"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무엇을 줄지, 사실이나 내용에만 매달리는데 관계 갈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