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등 10대 4명 '지게꾼' 역할
  • ▲ 검찰은 마약을 숨기고 복대 착용한 '지게꾼' 역할을 한 10대 
4명을 검거했다. ⓒ인천지검 제공
    ▲ 검찰은 마약을 숨기고 복대 착용한 '지게꾼' 역할을 한 10대 4명을 검거했다. ⓒ인천지검 제공
    캄보디아에서 70억 원대 마약을 국내로 밀수한 관리책과 운반책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박성민)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마약 밀수 조직 관리책 A씨(23) 등 15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공범 B씨(31)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캄보디아에서 필로폰 21㎏과 케타민 1.4㎏ 등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4개 조직 소속인 이들이 밀수한 마약은 합성 대마 2.3㎏까지 합쳐 70억 원 상당(소매가 기준)으로 확인됐다.

    이들 대부분은 캄보디아에서 필로폰 등을 국내로 운반하는 이른바 '지게꾼' 역할을 맡았다.

    B씨 등은 복대를 비롯해 여행용 가방이나 운동화 밑창에 마약을 숨긴 뒤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운반책들은 '고액 알바(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모집책에게 연락해 마약 운반 대가로 1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범행에 가담했다.

    모집책은 "해외에서 마약을 국내로 가져온 뒤 (야산에) 묻는 작업까지 할 사람을 구한다"며 "몇 년째 같은 방법을 쓰는데 절대 걸리지 않아 안전하다"고 유혹했다.

    이번에 적발된 운반책 가운데 11명은 마약 관련 전과가 없는 초범이었으며, 중국동포(조선족)도 범행에 가담했다. 또 19세인 운반책 4명 중에는 고등학교 재학생 1명도 포함됐다.

    4개 마약 밀수 조직 가운데 한 조직의 윗선은 과거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음료를 유통한 공급책과 같은 인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암거래하는 마약 가격이 높아 1∼2차례만 마약 밀수에 성공해도 큰 돈을 번다"며 "윗선은 운반책들이 수사기관에 적발돼 구속돼도 소모품처럼 '꼬리 자르기'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