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신체 조직을 외부 침입자로 잘못 인식
  • ▲ 관악사랑의병원 정재우 신경과장
    ▲ 관악사랑의병원 정재우 신경과장
    자가면역 질환은 면역 체계가 자신의 신체 조직을 외부의 침입자로 잘못 인식하고 공격하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면역 반응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외부 병원체에 대한 방어를 목적으로 하지만, 자가면역 질환에서는 면역 시스템이 정상적인 세포나 조직을 공격한다.

    다발성 경화증은 이러한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성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며, 10세 이하나 60세 이후에는 발병하는 일이 매우 드물다. 

    다발성 경화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 비타민 D 결핍, 흡연 등의 환경적 요인, 바이러스 감염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발성 경화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어떤 중추신경계가 영향을 받았는지에 따라 환자마다 다양한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초기에 발생하는 감각증상과 한쪽 시각신경염이 있다. 

    일반적인 신경학적 증상으로는 시각 장애, 저림, 통증 등의 감각 이상, 운동 기능 저하, 균형 및 협동 문제 등이 있다. 많은 경우의 환자는 극심한 피로를 호소한다. 또한 기억력,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의 인지 기능 저하가 있을 수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감과 같은 정서적 변화도 동반될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과 신경학적 진찰을 바탕으로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환자의 자세한 병력 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병일과 진행 속도, 증상의 호전과 재발, 완화 기간 등의 정보는 진단에 매우 유용한 정보로 중요하다. 

    MRI(자기공명영상)는 뇌와 척수의 이상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발성 경화증에 의한 병적인 변화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척수액 검사(요추천자)는 염증과 면역 반응을 확인하는 보조적인 도구로 사용한다. 

    또한, 신경전도 검사(Nerve Conduction Study)는 신경 신호의 전달 속도를 측정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의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들을 배제하기 위한 혈액 검사 역시 필수적이다. 유발전위 검사나 척수액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크게 급성기 치료와 장기적인 질병 완화 치료, 그리고 증상 완화 치료로 분리할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은 현재로서는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의 목표는 증상을 관리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치료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급성기에는 보통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주사를 시행한다. 염증을 줄이고 급성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스테로이드가 다발성 경화증을 완치시키지는 못하며, 재발의 기간과 심한 정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장기적으로 투여할 경우에는 부작용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하며 진행한다.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심한 재발이 발생할 경우에는 혈장을 혈구와 분리한 이후 새로운 혈장과 교환하는 혈장 교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재발을 줄이기 위한 증상 완화 치료에는 인터페론,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 등의 면역 조절제를 주사하는 치료 방법이 있다. 핑골리모드, 디메칠 퓨마레이트 등의 경구 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하며, 알렘투주맙, 나탈리주맙, 미토산트론 등을 이용한 정맥 주입 치료법이 있다.

    재활 치료로는 침범 부위에 따라 뇌질환이나 척수 질환 환자가 시행하는 재활 치료를 한다. 운동 훈련, 균형 훈련, 근력, 경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운동 요법을 시행한다. 이 외에도 작업 치료 요법을 통해 일상생활 동작 훈련을 실시한다. 언어 장애가 있는 경우 언어 평가 및 언어 재활 훈련도 고려한다.

    관악사랑의병원 정재우 신경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