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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시의 친구들 관계자가 지난 23일 경상북도 의성 산불 현장에서 방치된 개를 살펴보고 있다. ⓒ루시의 친구들 제공
동물단체 루시의친구들은 수일째 확산 중인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동물 구조활동을 펼쳤다.
루시의친구들은 23일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현장을 찾아 동물 24마리를 구조했다.
구조된 동물 중에는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은 고양이, 줄에 묶인 채 화마에 노출된 만삭의 어미개들, 불길에 화상을 입거나 달궈진 쇠목줄에 목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개와 불길 앞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된 강아지 등이 포함됐다. 축사에 갇혀 온몸에 화상을 입은 염소를 치료하기도 했다.
구호활동 중 철창 속에서 새까맣게 타 죽은 개와 닭도 발견됐다.
특히 현장에는 불법 개농장에 100마리가 넘는 개가 연기 속에 방치돼 있었으나 개농장주가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아 수의사의 의료적 판단으로 화상을 입은 일부 동물만 겨우 구조할 수 있었다,
이날 구호활동에 나선 단체는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코리안독스 △㈔코리아 케이나인 레스큐(KK9R) △㈔유엄빠 △3677 동물구조대 △더휴24시 동물메디컬센터 등이다.
앞서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속 5.6m가량인 강한 바람을 타고 현재 동쪽 방면으로 20여㎞ 떨어진 지점까지 번진 상태이며, 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해 대응 중이다.
김복희 코리안독스 대표는 "의성군은 2020년 1만 평 규모의 오토캠핑장 반려동물놀이터 등을 갖춘 펫월드를 운영 중인 지자체"라며 "그러나 재난 시 지역 내 반려동물은 물론 동물들의 안전 돌봄에는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국장은 "이번 산불로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어디로 어떻게 이동해 갔을지 알 수 없고, 먹이가 부족해진 상황"이라며 "ASF 발생 지역인 의성 산지에 불법 개농장과 다량의 음식쓰레기가 방치돼 있는 등 극도의 방역 사각지대가 노출된 만큼 즉각 폐쇄와 관련자 엄중 문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