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카페에 발달장애인 바리스타 고용장애인·비장애인 함께하는 분위기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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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TT 카페를 찾은 성진규 ㈜비비테크 대표이사(가운데)가 박오성(왼쪽)씨, 노현래씨와 활짝 웃고 있다. ⓒ수원시 제공
“손님들이 저를 보고 밝게 웃어줄 때 제일 기분이 좋습니다."발달장애인 바리스타를 고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사내 분위기를 조성한 기업이 있다. 반도체장비·크린룸 제조기업인 '㈜비비테크'다.수원특례시 고색동에 본사를 둔 비비테크는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해 6월 화성시 향남읍의 한 건물을 매입했다. 리모델링을 하면서 여유 공간이 생기자 직원들은 공간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성진규 비비테크 대표가 “장애인 바리스타가 일하는 사내 카페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을 냈고, 직원들은 이에 호응했다.성 대표는 “예전 대기업 채용팀에서 일할 때 장애인 직원 채용을 담당한 경험이 있어, 장애인 직원 채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가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비비테크는 한국장애인부모회 수원지부에 “카페에서 일할 바리스타 발달장애인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 박오성(34)·노현래(30) 씨와 함께하게 됐다.카페 이름은 직원 공모로 정했다. 마침내 지난 1월 YTT(Yesterday, Today, Tomorrow/어제·오늘·내일)가 문을 열었다.박씨와 노씨는 오전 5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같이 일어나 씻고 출근 준비를 하면 장애인활동지원사가 5시30분에 두 사람을 차에 태워 출근을 도와준다. 노씨는 수원 고등동, 박씨는 조원2동에 거주한다.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는 것이 피곤할 법도 하지만 두 사람은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출근하는 것이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카페에서는 근로지원인 2명이 함께 일한다.근로지원인 조미화 씨는 “카페 개점 준비와 마감을 두 사람이 돌아가면서 하는데, 아주 잘한다”며 “뒷정리도 깔끔하다”고 칭찬했다.두 사람은 처음에는 직원들을 대하는 것을 어색해 하고, 손님이 많으면 안절부절못하기도 했지만 조금씩 여유를 찾아갔다. 이제는 카페를 찾는 직원들과 주말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가벼운 농담도 주고받는다. 종종 간식을 건네는 직원도 있다.박씨는 “직원들한테 인사하면 다들 반갑게 받아주셔서 좋다”며 “나를 보고 밝게 웃어줄 때 제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노씨는 “커피를 마신 직원들이 ‘맛있다’고 이야기해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설날을 앞두고 햄 세트를 선물로 준 직원도 있었다”고 밝혔다.박씨와 노씨는 비비테크에서 일하면서 성격까지 밝아졌다고 한다. 박씨는 아버지 자동차 할부금을 내드리고, 할머니께도 매달 용돈을 10만 원씩 드린다고 말했다. 노씨는 어머니로부터 “우리 아들이 우리 집 기둥”이라는 말을 듣는다며 활짝 웃었다.성 대표는 “기업이 장애인 직원 고용에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며 “법에서 정한 의무고용률보다 더 높은 비율로 장애인 직원을 채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함께 일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카페 YTT는 외부인도 이용할 수 있다. 비비테크 향남공장(화성시 향남읍 토성로 464-17) 2층에 있다.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