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복통과 수술적 적응증 구분해야
  • ▲ 관악사랑의병원 이은석 병원장
    ▲ 관악사랑의병원 이은석 병원장
    복통은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 중 하나다. 대부분은 소화불량이나 장운동 문제처럼 일시적이고 내과적 원인으로 끝나지만, 때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외과적 질환의 전조일 수 있다. 

    통증의 강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양상과 위치 혹은 경과이며, 이를 통해 단순 복통과 수술 적응증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부통증의 외과적 원인으로 대표적인 것은 급성충수염(맹장염)이다. 초기에는 명확하지 않은 상복부 불편감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우하복부로 이동하고 압통이 뚜렷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 외에도 장폐색·담낭염·췌장염·탈장·대장천공 등은 수술이 필요한 응급 질환으로 분류된다.

    외과적 복통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며,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국소적 압통이나 반동 압통이 관찰된다. 발열·구토·복부팽만·변비 또는 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내과적 접근보다 영상검사와 외과적 평가가 필요하다.

    반면 기능성 복통이나 장운동장애에서 오는 복통은 비교적 간헐적이며, 식사와 연관되거나 배변 후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전신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고, 복부 진찰에서 특이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통증의 성격과 진찰 소견, 동반 증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진단의 핵심이다.

    CT나 초음파와 같은 영상검사는 통증의 원인을 구체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영상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환자의 증상이 지속되고 반복적인 경고 징후가 있다면 수술적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 외과적 질환은 빠른 판단과 개입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복통을 단순히 약을 먹고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넘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특히 6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특정 부위에 국한해 나타난다면 외과적 질환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복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일부는 시간을 다투는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은석 관악사랑의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