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산사랑의병원 이두인 진료부원장
    ▲ 안산사랑의병원 이두인 진료부원장
    서혜부 탈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복벽 질환이다.  

    탈장 중에서 가장 흔한 증상이지만 수술만으로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다. 진료 현장에서는 종종 “수술을 받았으면 끝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러나 이 질환의 회복은, 수술 이후의 관리에 달려 있다.

    서혜부 탈장은 해부학적으로 약한 부위에 생기기 쉬운 구조적 질환이다. 복강 내 장기가 약해진 틈을 통해 돌출되는 문제이며, 수술을 통해 해부학적 결손을 복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복벽 조직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고, 이 시기의 생활 방식이 재발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가장 중요한 건 복압이다.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을 피하는 것, 이것이 서혜부 탈장 수술 후 회복의 핵심이다.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 기침을 참거나 반복하는 상황, 변비로 인해 힘을 주는 동작은 모두 복압을 높인다. 이러한 압력은 수술 부위의 조직 고정을 방해하고, 인공망 주변 유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초기에는 활동을 줄여야 한다. 걷기 중심의 일상 생활은 가능하되, 무리한 움직임은 삼가야 한다. 필요에 따라 복대를 착용해 복벽을 지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복대를 단순히 보조기구로 생각하기 쉽지만, 복압을 분산시키는 물리적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

    식사는 부드럽고 소화가 쉬운 식단으로 시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변비를 막는 것이다. 섬유질과 수분 섭취가 기본이고, 평소 변비가 있던 사람이라면 배변유도제도 고려한다. 배변 중 과도한 힘을 주는 순간, 복압은 가장 급격히 상승한다.

    회복 이후에도 서서히 활동을 늘리는 방식이 좋다.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복근 운동을 바로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술 부위가 안정화되기까지는 최소 수 주가 필요하며, 환자의 나이, 기저 질환, 수술 범위에 따라 회복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수술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줄고 불편감이 사라지면서, 아직 회복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무리한 활동을 재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인다는 이유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격한 운동을 시작해 재발을 초래하는 사례가 많다. 

    재발은 초기 탈장보다 치료가 더 까다롭고 회복에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치료가 끝났다는 판단은 ‘불편하지 않다’는 느낌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과 생활 관리 이후에야 가능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서혜부 탈장은 구조적 질환이지만, 수술 이후의 생활은 생리적 조절의 영역이다. 수술을 잘 받았다는 것과 결과가 좋다는 건 다른 이야기다. 수술 이후의 일상 관리가 치료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산사랑의병원 이두인 진료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