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근골격계 병변 평가에 효과적필요할 때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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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사랑의병원 오재천 의무원장
환자가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통증이다. 그중에서도 관절이나 근육통 같은 근골격계 증상은 정형외과 외래에서 매우 빈번하게 접하게 된다.단순 염좌인지, 구조적 손상이 있는지, 혹은 퇴행성 변화 때문인지 판단하기 위해 영상 검사가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자주 거론되는 검사가 바로 MRI다.MRI(자기공명영상)는 뼈, 근육, 인대, 연골, 디스크 등 연부 조직을 정밀하게 볼 수 있는 고해상도 영상기법이다. 일반 X-ray나 CT와 달리 방사선 노출이 없고, 조직 간의 대조도가 뛰어나 근골격계 병변 평가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비용과 시간, 의료자원의 측면에서도 ‘필요할 때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예를 들어 무릎 통증 환자가 내원했을 때, 단순 방사선 검사로 관절의 배열이나 골절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그러나 연골이나 인대 손상이 의심되거나, 반복적인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MRI가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십자인대 손상, 반월상연골 파열, 슬개골 연골 연화증 등은 MRI에서만 확인 가능한 병변이다.어깨, 허리, 발목 등의 다른 관절도 마찬가지다. 회전근개 파열, 디스크 탈출, 족관절 인대 손상 등은 대부분 MRI에서 정밀하게 진단된다. 또한 염증성 관절염이나 종양성 병변, 반복적인 운동 손상에 의한 미세 구조의 변화를 확인할 때도 MRI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다만 MRI는 단점도 분명하다. 좁은 공간에 오래 머물러야 하며, 금속 삽입물이 있는 환자에게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검사 비용이 높은 편이며, 예약 후 대기 기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따라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증상, 병력, 신체검사 소견을 바탕으로 적절한 적응증을 판단하고,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MRI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뿐 아니라, 불필요한 촬영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 염좌나 근육통과 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회복이 가능한 손상에 대해서는, 영상검사 없이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영상검사 결과가 진단이나 치료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 또는 단지 환자의 불안 해소 목적이라면 검사 시점이나 필요성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이처럼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검사 요청이 들어온 이후 단순히 촬영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 검사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판단까지 포함해 의학적 판단을 수행한다.근골격계 MRI는 단순히 고급 영상장비라는 의미를 넘어서, 진단의 정확도와 치료 방향 설정에 핵심적인 도구다. 환자의 증상과 병력에 따라 어떤 검사 방식이 적절한지 전문적인 판단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상의학은 보이지 않는 내부를 드러냄으로써 치료의 방향을 제시하는 진료의 눈과 같다.안산사랑의병원 오재천 의무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