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처치보다 정확한 진단 필요
  • ▲ 관악사랑의병원 이은석 병원장
    ▲ 관악사랑의병원 이은석 병원장
    피부 아래에 동그란 혹이 만져지거나, 뾰루지처럼 생겼지만 잘 가라앉지 않고 반복적으로 붓는 병변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피지낭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얼굴, 목, 등, 겨드랑이, 귀 뒤쪽 등 피지선이 많은 부위에 흔하게 생기며, 염증이 동반되면 통증과 발적,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피지낭종은 피부 속 피지선이 막히면서, 분비물이 피하에 고여 낭 형태로 남아 있는 양성 병변이다. 겉보기에는 뾰루지나 종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발생 구조와 치료 접근은 전혀 다르다. 

    뾰루지는 피지샘 내에 염증이 생긴 일시적 상태라면, 피지낭종은 낭종 자체가 하나의 공간 구조를 갖고 있고, 피지와 각질이 반복적으로 축적되는 만성적 병변이다.

    많은 사람들이 피지낭종을 짜서 없애려고 시도하지만, 이렇게 터뜨린다고 해서 병변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는 염증이 가라앉은 것처럼 보여도, 내부에 남은 낭종 벽은 다시 피지를 생성하고 같은 위치에 재발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할수록 낭종의 크기는 커지고, 염증 발생도 쉬워지며, 주변 조직과의 유착도 심해진다.

    특히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 압출을 시도할 경우, 주변 조직에 염증이 퍼지거나 농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차 감염이 생기면 절개 배농과 같은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해지고, 상처 회복에도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자가 처치는 오히려 재발과 합병증의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피지낭종의 적절한 치료는 낭종 제거 시술이다. 이는 단순히 고름을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낭종을 둘러싼 피막까지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소마취 하에 외래에서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다. 낭종이 작고 염증이 없는 시기에 진행하면 회복도 빠르고 흉터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미 염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먼저 항생제 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힌 후 낭종 제거 시술을 계획하게 된다. 급성기에는 피막이 뚜렷하지 않아 완전한 제거가 어렵고, 이로 인해 재발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제거 이후에는 시술 부위의 소독 및 상처 관리가 중요하다. 봉합 여부에 따라 1~2주 내외의 회복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얼굴과 같이 미용적으로 민감한 부위는 절제 방향과 봉합 위치를 고려해 흉터를 최소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피지낭종은 위험한 병변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염증이나 잘못된 자가 처치를 할 경우 일상생활의 불편과 감염 위험을 키우게 된다. 겉보기엔 단순한 뾰루지처럼 보여도, 만져지는 단단한 혹이 지속되거나 염증이 반복된다면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제거 시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악사랑의병원 이은석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