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의 가장 조용한 위험인자 중 하나
  • ▲ 안산사랑의병원 이경록 진료부원장
    ▲ 안산사랑의병원 이경록 진료부원장
    고지혈증은 흔히 중·장년층의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최근에는 2030세대에서도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건강검진에서 처음 ‘고지혈증’이라는 말을 듣고 당황하는 젊은 환자들이 많다.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심혈관질환의 가장 조용한 위험인자 중 하나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중 지질 수치가 기준을 벗어난 상태를 말하며, 대표적으로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 때 진단된다. 

    일반적으로 LDL이 160mg/dL 이상이거나, 중성지방이 200mg/dL 이상, HDL이 남성 40mg/dL 미만, 여성 50mg/dL 미만일 경우 이상지질혈증으로 간주한다.

    문제는 이러한 수치 이상이 젊은 층에서도 흔히 관찰된다는 점이다. 특히 운동 부족, 포화지방 위주의 식사, 음주, 야식 등은 젊은 세대에서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다. 더불어 가족력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조기에 심혈관질환을 앓은 병력이 있다면 지질 이상에 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젊은 고지혈증 환자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질 수치가 장기간 이상 상태로 유지되면 혈관 벽에 지방이 축적되며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되며, 40~50대에 들어 급작스러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중대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즉, 젊을수록 방치할 시간이 길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간혹 “운동하면 되니까” 혹은 “아직 어려서 괜찮다”는 인식으로 생활 습관 개선을 미루는 경우가 있지만, 이미 수치가 기준을 넘어선 상태라면 체중 감량이나 운동만으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고중성지방혈증은 인슐린 저항성과도 관련이 있어, 향후 당뇨병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

    젊은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먼저 가족력·체질량지수(BMI)·복부비만 여부 등 전체적인 위험 요소를 종합 평가한 뒤 필요 시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습관 개선, 금주, 규칙적인 운동이 기본이지만, 일정 수치 이상일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스타틴계 약물은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돼 있다.

    고지혈증은 단지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심혈관 건강의 경로를 바꾸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지 말고,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건강검진 결과 수치가 경계선에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경록 안산사랑의병원 진료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