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성희롱 발언으로 재판에 넘겨진 양우식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 위원장(국힘·비례)이 주재하는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할 수 없다며 경기도청 공직자가 보이콧한 경기도의회 운영위의 파행이 이틀째 이어졌다.

    경기도의회 운영위는 과태료까지 부과하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경기도청 공직자들 역시 보이콧 철회 없이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내년도 예산안 심의까지 파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 위원장은 20일 오전 운영위 회의를 개의하면서 "어제 행감에 도지사비서실과 보좌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일괄 불출석했다. 법과 시행령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며 "출석한 증인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출석하라"고 주문한 뒤 정회했다.

    이날 예정된 행정감사 대상 부서는 경기도 대변인실·홍보기획관·경기도중앙협력본부·경기도의회사무처·소통협치관(경제부지사 소속)과 경기도교육청 홍보기획관 등이었다.

    앞서 경기도의회 운영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대상 경기도 공직자 일동은 19일 성명을 통해 "경찰 조사 결과 양 의원님이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은 엄연한 팩트로 밝혀졌다. 검찰 기소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도덕성이 요구되는 운영위원장을 내려놓고 재판에 임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행정감사 출석을 거부했다.
  • ▲ 양우식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 ⓒ경기도의회 제공
    ▲ 양우식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 ⓒ경기도의회 제공
    양 위원장은은 지난 5월9일 운영위원회 주무관 A씨에게 "쓰○○이나 스○○하는 거야? 결혼 안 했으니 스○○은 아닐 테고"라는 발언을 해 모욕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이와 관련, 김진경 경기도의회의장(민주·시흥3)은 중재 대신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사과를 요구했고,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한 발 더 나아가 조혜진 경기도비서실장을 즉시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경기도의회 국힘은 "도의회의 고유 권한인 집행부 '견제와 감시'를 무력화한 것으로 김동연 지사 핵심 정무라인의 의회 경시가 또다시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김동연 지사의 사과와 조혜진 비서실장에 대한 해임을 즉시 요구"했다.

    경기도의회 국힘은 21일 경기도의회에서 이와 관련한 의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이어지자 행정감사에 이어 바로 진행되는 2026년도 경기도 예산안 심의까지 파행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의회는 2016년도 경기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2015년 12월31일 자정까지 예산을 처리하지 못해 '준예산 체제'라는 비상사태를 맞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쉽게 해결될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과거 준예산 사태가 생각난다. 누구 하나 양보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상황은 당장 예산안 심의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