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루로 이어지는 급성 염증, 빠른 배농이 예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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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석 관악사랑의병원 원장
항문 주변의 통증이나 종창은 흔히 치질(치핵)로 오해받기 쉽다.그러나 단순한 조직의 돌출이 아니라 통증이 극심하고 열감이 느껴진다면, 이는 급성 염증 반응인 항문주위 농양일 가능성이 크다.항문주위 농양은 항문 샘에 박테리아가 침투해 고름 주머니가 형성되는 질환이다. 치핵이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적인 불편함이라면, 농양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통증의 강도가 높아 즉각적인 외과적 처치가 필요하다.주요 증상은 항문 주위의 욱신거리는 통증과 부종이다. 초기에는 몸살감기처럼 오한과 발열이 동반되기도 하여 내과적 질환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증상이 진행될수록 앉기, 걷기 등의 일상적인 동작조차 힘들어질 만큼 통증이 특정 부위에 국한돼 심해진다.진단 시 중요한 것은 육안 확인과 촉진(직접 만져보는 진찰)이다. 항문 주위가 붉게 부어오르고 손으로 눌렀을 때 심한 압통이 느껴진다면 농양을 의심할 수 있다. 깊은 곳에 발생한 농양의 경우에는 초음파나 MRI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위치와 범위를 파악해야 한다.항문주위 농양은 항생제만으로는 완치가 어렵다. 고름이 갇혀 있는 상태이므로 이를 배출하는 '절개 배농'이 필수적인 치료법이다. 배농이 늦어질수록 염증이 주변 조직으로 퍼져 수술 범위가 넓어질 수 있으며, 드물게는 패혈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치료 후에는 항문 샘과 피부 사이에 길이 생기는 '치루'로 발전할 확률이 약 50%에 달한다. 따라서 배농 수술 이후에도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며, 치루가 확인될 경우 그에 맞는 근치적 수술을 추가로 시행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일상에서 항문 주위에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배변과 무관하게 통증이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항문 질환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단순한 농양이 복잡한 치루로 악화되어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단순한 종기라고 생각했던 통증이 사실은 빠른 수술이 필요한 외과적 응급 상황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이은석 관악사랑의병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