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인계동 거산그랜드빌라 관리 없이 십수 년째 흉물로각종 쓰레기로 악취… 흡연 등 청소년 탈선 장소로 전락사유재산 탓에 지자체 정비·철거 등 행정 조치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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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도 넘었습니다. 주거지역에 이런 흉물을 방치하는 게 말이 됩니까?"24일 오전 11시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56번지 거산그랜드빌라 앞. 지상 4층, 16가구 규모의 빌라 외벽 곳곳에는 넝쿨이 얽혀 오랜 기간 관리되지 않은 모습이었다.대부분의 창은 새시가 제거된 채 합판과 천막을 가려져 있고, 출입구는 오물이 묻은 나무 판으로 막혀 있다.건설현장용 가림막으로 가려 놓은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는 악취가 진동하고, 담배꽁초가 널브러진 내부에는 각종 쓰레기가 족히 수 t은 쌓여 있다.빌라 뒷 부지는 버려진 냉장고와 각종 가전기기들이 나뒹굴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자아내고 있다.인근 주민 K씨(65ㆍ여)는 "10년이 넘도록 저렇게 방치돼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변화도 없어 흉물스럽다"며 "해가 지고 나면 흉가처럼 느껴져 지나다니기조차 겁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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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빌라는 동문건설이 2008년 이전부터 인계동 1171번지 일원을 공동주택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주택과 토지 등을 매입해 놓고 십수 년째 방치 중인 곳이다.당초 동문건설은 해당 빌라 부지 등을 포함해 공동주택 개발에 나설 예정이었다.이를 위해 해당 빌라 16가구 중 15가구는 원만히 매입했지만, 나머지 1가구를 매입하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결국 동문건설은 해당 빌라 부지를 제외한 채 2020년 298가구의 공동주택을 완공했다.문제는 이후 해당 빌라 부지가 아무런 관리 조치 없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건물 곳곳에는 버려진 각종 쓰레기 등으로 악취가 진동하고, 일부 공간은 흡연 등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가 됐다.사정이 이렇지만, 빌라 부지 등이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나서서 물리적 조치도 취할 수 없는 상태다.수원시 관계자는 "1년 이상 방치된 빈집은 시에서 정비, 철거 권고 등 행정절차를 진행할 수 있지만, 해당 빌라의 경우 1가구가 거주 중으로 판단돼 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다"며 "소유자들이 자체적으로 빌라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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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주민들은 거주지역 내 흉물스러운 빌라를 아무런 조치도 못한 채 속앓이만 하며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태다.인근에 거주하는 J씨(47)는 "인적이 뜸한 시간에는 빌라 주변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흡연 모습이 목격돼 자녀들에게 해당 빌라 부지 주변은 피해 다니라고 말한다"며 "우리 동네의 골칫거리다. 하루빨리 어떠한 조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이에 동문건설 관계자는 "빌라 매입을 위해 현재 거주 중인 소유주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해 지금은 매입을 포기한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거주자가 있어 마땅한 대책이나 계획이 없는 상태다. 내부적으로 개선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