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2천400명 참여…기업 임직원들도 동참
  • ▲ 2020년 인천의 한 지역에서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난 불로 화상을 입은 당시 10살과 8살 초등학생 형제도 500만원을 지원받았다. 화상입은 빌라 화재 당시 모습 ⓒ 인천소방본부 제공
    ▲ 2020년 인천의 한 지역에서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난 불로 화상을 입은 당시 10살과 8살 초등학생 형제도 500만원을 지원받았다. 화상입은 빌라 화재 당시 모습 ⓒ 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소방본부 소속 소방관들이 사고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6년전부터 시작한 '119원의 기적' 캠페인 모금액이 12억원을 넘어섰다.

    인천소방본부는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년 동안 소방관들이 모은 모금액이 모두 12억3,0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각종 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하루에 119원씩 모아 예상치 못한 화재나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을 지원한다.

    모금액은 △2019년 2,400만원을 시작으로 △2020년 1억6,000만원 △2021년 2억1,000만원 △2022년 2억6,000만원 △2023년 2억9,000만원△ 2024년 2억6,000만원 등 거의 매년 늘었다.

    혼자서는 매일 119원을 한 달 동안 모아봤자 커피 한 잔 값 정도인 3,570원에 그치지만 지금까지 4,500명이 5년 넘게 모았더니 큰돈이 됐다.

    전체 모금 참여자 가운데 소방공무원만 2,400명이며 나머지는 기업 임직원이나 자영업자 등이다.

    모금액 가운데 4억2,000만원은 그동안 화재나 사고로 피해를 본 96가구에 골고루 전달됐다.

    인천에서 세 자녀를 키운 부부는 2021년 4월 새벽 시간에 난 불로 집 절반이 탔는데도 화재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7,000만원이 넘는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은 다섯 식구는 한동안 친척 집에서 지내야 했고, 화재 당시 대피하다가 화상을 입은 첫째 딸과 아버지는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할 처지였다.

    인천소방본부는 모금액 중 350만원을 의료비와 긴급 생계비 등으로 이 부부에게 건넸다.

    2020년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난 불로 화상을 입은 당시 10살과 8살 초등학생 형제도 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온몸에 1도 화상을 입은 8살 동생은 화재 발생 37일 만에 결국 숨졌고 10살 형도 심한 3도 화상으로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많은 사고 피해자가 지원받았지만, 관련 규정 탓에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도 있었다.

    119원의 기적 운영 규정에 따르면 수혜 대상자는 사고를 당한 기초생활수급자나 홀몸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으로 제한된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불을 끄거나 환자를 이송하다 보면 취약계층이라는 조건에 다소 못 미치지만, 형편이 어려운 분들도 많았다"며  "조만간 운영 규정을 개정해 수혜 대상자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