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자동 채점 및 피드백 제공전국 최초… 대학 입시 개혁까지
  •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12월 5일 남부청사에서 성과 나눔 콘서트를 열고 인공지능(AI) 서․논술형 평가 시범운영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12월 5일 남부청사에서 성과 나눔 콘서트를 열고 인공지능(AI) 서․논술형 평가 시범운영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민선 5기 4년은 다른 어떤 사업보다 경기교육에 AI를 접목시킨 기간이었다.

    임 교육감은 전국 최초 AI를 활용한 서·논술형 평가와 이보다 앞서 선보인 하이러닝 등 구호가 아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를 개발해 안착시켰다.

    임 교육감은 'AI 서·논술형 평가'를 처음 시연하면서 '교육의 본질 회복'을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임 교육감은 "교육의 본질은 정답을 찾는 기술이 아닌, 학생이 살아갈 미래 사회 역량과 인성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경기도교육청은 교육의 미래를 위해 누구도 찾지 않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 AI 서·논술형 평가

    경기도교육청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논술형 평가 도입을 본격 추진하면서 교육 현장의 평가 방식이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객관식 중심의 지식 평가에서 벗어나 학생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는 학생이 작성한 글을 자연어 처리 기술로 분석해 논리 구조, 주장 전개, 어휘 수준, 문장 완성도 등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학생이 서·논술형 문제를 푼 손 글씨 답안지를 OCR 엔진을 통해 디지털 문자로 변환한 뒤, 2022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 성취기준과 교사가 입력한 평가 요소(루브릭)를 기반으로 자동 채점 및 피드백을 제공한다.

    단순 점수 산출을 넘어 강점과 보완점까지 제시하는 '피드백형 평가'가 핵심이다.

    기존 교사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평가에서 벗어나 일정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평가의 일관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대규모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행평가나 진단평가에서도 신속하게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11월 11일 남부청사에서 열린 디지털 전문교원 아카데미 성과나눔 발표회에 참석해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11월 11일 남부청사에서 열린 디지털 전문교원 아카데미 성과나눔 발표회에 참석해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평가 넘어 대입 개혁까지

    이번 정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교육 철학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그동안 학교 교육이 정답 찾기에 치중했다면, AI 서·논술형 평가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학생들은 단순 암기가 아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능력을 요구받게 된다.

    이는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인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교육청의 노력은 결국 대학 입시 개혁과 맞닿아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월 203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서·논술형 평가 도입과 수시·정시 통합전형 운영을 골자로 하는 '교육본질 회복을 위한 미래 대학입시 개혁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임 교육감은 현재 선다형의 수능 체제로는 미래사회 변화를 따라갈 수 없고 학생의 창의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없어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6월 21일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열린 '2025 한국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6월 21일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열린 '2025 한국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국어·사회·과학 이어 수학·영어까지

    도교육청은 인공지능(AI) 서·논술형 평가의 적용 범위 2025년 국어·사회·과학 교과에 이어 올해는 수학과 영어까지 확대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교과 전반에서 사고 과정과 문제해결을 표현하는 학습 경험을 쌓고 교사는 질문 설계와 루브릭 기반 피드백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게 된다.

    교육청은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교사·학생 의견을 반영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평가 문항 유형 역시 단순 서술형을 넘어 자료 해석형, 문제 해결형, 융합형 문항 등으로 다양화해 실제 사고력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나아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 개별 성장 이력을 관리하는 '학습 포트폴리오' 기능도 검토 중이다.

    학교에서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도교육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조사에는 인공지능(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에 대해 △교사 인지도(95.6%) △학생 맞춤형 교육에 도움이 된다(교사 83%) △평가 공정성과 신뢰도 보완에 도움이 된다(교사 80%, 학생 88%) 등으로 집계됐다.

    도교육청의 이번 시도는 전국 교육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 평가의 패러다임이 '정답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AI는 그 변화를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