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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미추홀구청장과 간부 공무원들이 사적으로 지난 2월 제주도 여행을 떠나면서 관용차를 썼다는 신고가 접수돼 사실파악에 나섰다. 인천미추홀구청 전경 ⓒ인천 미추홀구청 제공
인천 미추홀구청장과 간부 공무원 등 9명이 사적으로 지난 2월 제주도 여행을 떠나면서 관용차를 썼다는 신고가 접수돼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8일 이 같은 내용의 공익 신고를 받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이영훈 미추홀구청장과 최기건 부구청장 등 구청 간부 공무원 9명은 지난 2월 16∼18일 2박 3일간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은 당시 관광과 업무 협의 겸 현장 펜션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금요일 퇴근 후 주말 동안 제주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지역 주민이 구청 공무원들에게 숙박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직원 복지 MOU를 제안했다는 이유다.
총 500만원가량의 여행비는 9명이 각각 사비 45만원가량을 나눠 내고, 이 구청장과 국장급 공무원 등이 79만원을 따로 찬조하는 방식으로 부담했다.
이들은 제주 펜션 풀빌라에서 2박을 묵고 식사비를 포함해 현금 200만원을 사비로 지불했으나 위치나 내부 시설 등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실제 MOU는 맺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총무를 맡은 간부급 공무원이 작성한 경비 내역을 보면 이들은 제주도 방문 기간에 지역 유명 카페, 낚시터, 실탄사격장, 해장국집 등을 들렀다.
이처럼 별다른 업무 성과가 없었고 사적 여행에 가까웠지만 구청장 일행은 제주 방문을 위해 구청과 김포공항을 오가는 과정에서 관용차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제주를 방문한 지난 2월 16일에는 '구청장 수행' 목적으로 오후 8시 김포공항에 들른 관용차 운행 기록이 확인됐다.
같은 날 '업무 지원' 목적으로 오후 9시까지 김포공항으로 이동한 다른 관용차 운행일지도 파악됐다.
제주에서 돌아온 2월 18일에도 '구청장 수행'을 위해 오후 4∼7시에 김포공항∼인천 도화동∼미추홀구청 구간을 운행한 관용차 일지가 적혔다.
현행 공용차량 관리 규정 제10조는 각 행정기관 차량을 정당한 사유 없이 개인적인 용도로 쓸 수 없도록 했다. 권익위가 이들의 관용차 사용 목적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법적 위반 소지가 불거질 수 있다.
당시 여행에 동행한 한 공무원은 "어느 정도는 사적 여행이기도 했지만 공무원들이 모여 현안 협의도 하고 펜션 시설을 둘러보는 등 공적인 업무 목적도 있었다고 봤다"면서 "담당 부서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 배차해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