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아 꽃집 쉽게 생기고 쉽게 사라져""책임감과 경영철학 없는 창업 매우 위험"
  • ▲ 유채화 플로리스트가 22일 뉴데일리 경기본사에서 플로리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현우기자
    ▲ 유채화 플로리스트가 22일 뉴데일리 경기본사에서 플로리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현우기자
    국내 직업학교나 직업전문학원 등지에서 '플로리스트' 강좌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한번 배운 기술로 평생 직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채화(38) 플로리스트는 "단면만 보고 결정하면 안 되는 문제"라고 경계했다.

    유 대표는 12년째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경기도 수원의 플로리스트학원 '쇼위플라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유 대표는 꽃을 배우는 것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창업은 실질적인 운영 방향의 틀을 잡고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 대표에게 직업으로서 플로리스트의 장·단점을 들어보고 올바른 플로리스트로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들어본다.

    다음은 유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플로리스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IT 프로그래머로 일을 시작했다. 대학교 졸업 후 큰 회사에 들어갔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힘들었다. 특히 과장급 이상의 여성은 거의 없었고, 결혼 후에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 뭘까 찾다 회사 옆에 꽃학원이 생긴 것을 계기로 플로리스트의 길로 들어섰다. 플로리스트는 성취감을 줄 뿐 아니라 교육과 봉사, 그리고 경제적 안정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

    -플로리스트에 대한 선호도는 어떠한지?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도는 오랫동안 꾸준하다. 평생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이 도전하지만, 문턱이 낮다 보니 창업하는 꽃집들이 쉽게 생기고 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플로리스트를 오래 하려면 운영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실질적인 경영 방향 설정이 필수다."

    -플로리스트가 된다면 직업 활용도는 어느 정도인지?

    "플로리스트는 직업적으로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교육분야에서는 방과 후 선생님이나 문화센터·복지센터 등에서 강사로 일할 수 있고, 서비스업에서는 플라워숍을 운영하거나 생화· 조화 등 여러 유형의 숍을 선택할 수 있다. 웨딩·연회장·스튜디오와 아파트 분양 행사 같은 이벤트에서 디렉팅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직업 활용도가 넓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플로리스트로서의 만족감은 어떠한지?

    "이 일을 하면서 정말 행복을 느낀다. 꽃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반응을 보며 큰 보람도 느낀다. 특히 학생들을 가르칠 때 그들이 자신의 미래를 그려가는 모습을 보면 그 만족감이 더 크다."

    -플로리스트로서의 어려움이 있다면?

    "자기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부지런해야 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많다. 특히 새벽시장에 나가야 하는 일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다.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1인 숍은 더 어렵다. 그래서 저는 강사 일을 추천하는 편이다. 새벽시장에을 다니지 않아도 되고, 체력관리와 함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스트의 장점은?

    "가장 큰 장점은 디자인 감각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일을 하면서 항상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쇼위플라워'를 창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처음에는 천안에서 '쇼위플라워카페'를 운영했다. 그곳에서 중국·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교육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넓은 시장이 필요하다고 느껴 수원으로 왔다. 수원은 이미 시장조사가 돼 있었고, 10년 넘게 유지된 학원은 한 두 곳밖에 없어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쇼위플라워가 플로리스트 교육계에서 1위를 차지하도록 만들고 싶다. 많은 학생을 양성하고, 그들이 플로리스트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계획을 세우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꽃시장을 직접 돌며 정보를 수집한다. 무엇보다 이 직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빛을 주고, 나아가 플로리스트의 환경을 유럽에서 대우받는 수준만큼 개선하는 것이 꿈이다."

    -플로리스트로서 조언한다면?

    "꽃이 예뻐서 시작하려는 분들이 많은데, 책임감과 경영철학 없이 창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플라워숍은 제2의 치킨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쉽게 창업하지만, 경영교육이 동반되지 않으면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창업을 꿈꾸는 분들에게는 디자인뿐 아니라 경영에 대한 교육도 꼭 필요하다. 쇼위는 플로리스트의 테크닉적인 부분은 물론이며, 기술 외적인 실질적 비즈니스 스킬과 현장 경험 등을 교육과정에서 함께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