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흄 위협 막기 위해 환기설비 확대 구축현재 967교(39%) 추진… 2033년까지 완료 목표
  •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3일 평택 이충고등학교에서 급식실 조리 근무자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3일 평택 이충고등학교에서 급식실 조리 근무자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약속을 지켰다.

    학교 급식실 조리 근무자들의 폐암 걱정을 덜기 위해 경기도형 환기설비 설치를 추진하면서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경기도형 학교급식 조리실 환기설비 개선 매뉴얼'을 개발하고 조리실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관리 기준을 마련했다.

    조리 종사자의 실질적 건강권을 보호하고 안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이에 임 교육감은 지난 3일 경기도형 조리실 환기설비를 설치 완료한 평택 이충고등학교를 찾아 설비를 점검하고 근무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 ▲ 경기도형 조리실 환기설비가 설치된 평택 이충고등학교 조리실의 신호기. ⓒ김현우기자
    ▲ 경기도형 조리실 환기설비가 설치된 평택 이충고등학교 조리실의 신호기. ⓒ김현우기자
    ◇빨간불 들어오면 작업 중지

    경기도형 환기설비는 매뉴얼에 입각해 조리실에서 발생하는 공기 질 6개 항목을 오염 농도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하며, 외부에서 조리실로 유입되는 공기와 배출되는 공기를 모두 정화한다.

    6개 항목은 초미세먼지·미세먼지·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포름알데히드·총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작업장 기준의 약 30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를 통해 근로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공기 질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체감 가능한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마련했다.

    조리실 내부에는 녹색불은 양호, 노란불은 주의, 빨간불은 작업 중지 등 근무자들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신호기를 설치했다.

    시스템은 공기 질을 판단해 급·배기 팬의 풍량을 80~120%까지 자동조절해 신속히 오염된 공기를 배출한다.

    경기도형 환기설비를 적용한 32개교 급식 관계자를 대상으로 3차에 걸쳐 누적 4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경기도형 환기설비 개선에 84.8%가 만족, 91%는 공기 질이 개선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경기교육청이 지난 9월 대한산업보건협회와 경기도형 환기 개선을 완료한 10개교를 대상으로 효과성을 검증하고자 공기 질 측정을 의뢰한 결과 10개교 모두 6개 항목에서 경기도형 공기 질 기준치의 10분의 1 이하로 측정돼 경기도형 환기설비의 효과성을 입증했다.

  •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3일 경기도형 조리실 환기설비가 설치된 평택 이충고등학교를 찾아 경기도형 환기시스템의 외부 필터설비를 확인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3일 경기도형 조리실 환기설비가 설치된 평택 이충고등학교를 찾아 경기도형 환기시스템의 외부 필터설비를 확인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학교별 여건에 따라 2033년까지 완료

    경기교육청은 현재 전체 2480개교 가운데 967개교(39%)에 대해 환기 개선사업을 추진 중으로, 이 가운데 경기도형은 228개교(완료 45개교, 진행 중 183개교), 고용노동부 기준은 739개교(완료 731개교, 진행 중 8개교)다.

    경기교육청은 2033년까지 학교별 여건에 따라 환기설비 전면 개선과 급식실 현대화 등을 통해 총 2480개교를 대상으로 조리실 환경 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2030년부터 2033년까지는 고용노동부 기준으로 개선한 739개교에 대해 경기도형으로 보완을 병행한다.

    예산 집행의 효율화를 위해 경기교육청은 개별발주뿐만 아니라 학교 3곳 정도를 묶어 발주하는 통합발주 방식을 병행 추진한다.

    여기에 냉난방 보완과 개선을 위해 냉난방기 설치를 함께 추진한다.

    ◇"경기도형을 국가 표준으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학교 급식실 조리 근무자들의 불안과 걱정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폐암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경기도형 환기설비가 거의 검증이 끝났지만 앞으로 1년을 더 살펴봐야 한다"고 경계한 임 교육감은 "그 후에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면 환경부·노동부· 복지부 등과 함께 급식실에 대한 국가기준을 규정하는 문제도 건의하고, 여기에서 경기도형 환기설비 모델이 국가표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지금부터 정착될 때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설계와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며 "경기도형 환기설비 모델이 국가표준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