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연휴를 앞둔 지난 17일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은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하고 썰렁하기만 하다.ⓒ 연합뉴스 제공
    ▲ 설연휴를 앞둔 지난 17일 인천시 동구 현대시장은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하고 썰렁하기만 하다.ⓒ 연합뉴스 제공
    민족최대명절 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천지역 전통시장은 엄동설한의 날씨만큼 매서운 칼바람이 쌩쌩불고 있다. 명절 먹거리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탄핵정국 바람으로 지역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20만3,349원으로, 지난 2024년보다 3.9% 상승했다.

    설연휴를 앞둔 19일 현재 인천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배 경매 가격은 1㎏당 5,759원으로, 지난해 1월26일 (1㎏당 4,763원)보다 약 1,000원 올랐다. 또 같은 기간 사과 경매 가격 역시 1㎏당 6,595원으로 지난해(1㎏당 6,436원)보다 100원이상 올랐다.

    지역 상인들은 명절 대목에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하다고 하소연했다. 

    인천 석바위시장 상인 박창래씨(52)는 “계엄과 탄핵 사태, 그리고 무안 제주항공 참사까지 이어진 뒤부터 사람들이 돈을 쓰질 않는다”며 "평일 3시간에 손님 1명이 올랑 말랑 하다"고 읍소했다.  

    구월동 모래내 시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김모(42)씨는 "계엄 사태 이후 환율이 올라서 수입산 고깃값이 많이 올랐는데 최근 한 달 만에 LA갈비 가격은 10% 넘게 상승했다"며 "손님도 갈수록 줄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한숨지었다.

    지난해 추석 1개당 3,000원에 팔았던 배는 이상기온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8,00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인천 현대시장에서 20년 넘게 과일을 팔아온 이모(65)씨는 "손님들이 배를 고르다가 생긴 흠집으로 못 팔까 봐 낱개로 포장까지 했다"며 "선물 세트는 거의 안 팔리고 제수용 과일도 여러 개 사지 않고 주로 1개만 사 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와 군·구는 설 대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시는 설 연휴 온누리상품권 환급 규모를 270억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사과와 배 등 8개 주요 성수품 거래 물량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리는 등 소비 진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천시 동구는 긴급 민생안정대책으로 동구사랑상품권을 10% 할인 판매하고, 부평구는 오는 18일부터 전통시장 주변 도로에 주차를 허용하고 있다. 

    인천시는 전통시장 지원을 위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30일까지 현대시장, 석바위시장 등 22곳의 주변 도로 주·정차를 허용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전통시장 상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