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갱단 출신… 국내 판매 위해 액체 코카인 고체로 가공
  • ▲ 이번에 검찰에 기소된 B씨는 액상 코카인을 강원도 횡성군 창고로 옮긴 뒤 고체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고체 코카인 ⓒ 인천지검 제공
    ▲ 이번에 검찰에 기소된 B씨는 액상 코카인을 강원도 횡성군 창고로 옮긴 뒤 고체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고체 코카인 ⓒ 인천지검 제공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제조 기술자를 국내로 보내 액상 마약을 122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고체 형태로 만든 뒤 유통하려 한 사건이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박성민)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마약 등 혐의로 캐나다 마약 조직원 A씨(55)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국내 제조 총책 B씨(34)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지난해 6∼7월 강원도 공장에서 콜롬비아 국적 기술자 2명과 함께 고체 코카인 61㎏을 만든 혐의 등을 받는다.

    이는 소매가로 300억 원어치이며 122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검찰은 국내 코카인 범죄 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A씨 등은 이번에 함께 구속 기소된 공범(41)이 2020∼21년께 콜롬비아에서 건축용 페인트를 수입하는 것처럼 속여 부산항으로 밀수한 액상 코카인을 넘겨받아 고체 형태로 가공했다.

    범행을 주도한 A씨는 필리핀계 캐나다인으로 캐나다 갱단 출신이고, 국내에서 코카인 제조를 지휘한 B씨는 어릴 때 미국에 살면서 로스앤젤레스(LA) 한인 갱단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과거부터 알고 지내던 멕시코 갱단의 지시를 받고 액상 코카인을 강원도 횡성군 창고로 옮긴 뒤 고체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코카인을 국내에서 판매하려다 지난해 8월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붙잡혀 구속됐다.

    현재 해외로 도주한 콜롬비아 국적 기술자 2명은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국내로 파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국제 마약 조직이 과거에는 콜롬비아에서 밀수한 액상 코카인을 대부분 호주로 수출했으나 최근 한국에서도 대량 유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판매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마약 소비가 계속 늘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국제 마약 밀수 조직이 국내로 직접 진출한 사실이 확인돼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