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하자 문제…지자체가 해결한 이례적 사례중도금 만기연장·지체 보상 협상 등 중재해 합의"용인시에선 부실 시공 용납 안돼" 강한 메시지
  • ▲ 이상일 용인시장이 처인구 양지면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에서 입주예정자, 시공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 이상일 용인시장이 처인구 양지면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에서 입주예정자, 시공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경기 용인특례시가 신축 아파트 하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시민들의 민원을 해결해 눈길을 끌고 있다.

    통상 입주자와 건설사 간 소송으로 해결하던 신축 아파트의 하자 문제를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해결한 매우 드믄 사례일 뿐 아니라, 주택건설업계엔 용인에서만큼은 부실시공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까지 남겼기 때문이다.

    ◇입주예정자 도움 요청에 발벗고 나선 '용인특례시'

    7일 용인시에 따르면 처인구 양지면에 신축된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3월 31일 사용검사가 승인됨에 따라 이달 초부터 정상적으로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부실시공 문제로 입주가 예정보다 3개월 지연됐지만 입주 예정자들이 직접 사용검사를 요청했을 만큼 하자 보수가 해결되면서다.

    이 아파트의 부실시공 이슈가 불거진 것은 지난해 12월 1일 입주예정자들이 이상일 용인시장에게 하자의 심각성을 알리는 문자 메시지와 사진들을 보내고 지원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시공사는 지난해 12월 30일로 예정된 이 아파트의 입주를 진행하기 위해 11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사전검검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입주예정자들은 지하 주차장 누수 등 많은 하자를 발견했다.

    아파트 분양은 사인 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는 통상 당사자 간 협상이나 소송으로 해결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한 이상일 시장과 용인시는 하자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2월 2일 “하자 보수가 확실하게 이뤄지기 전에는 시의 사용검사 승인이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이 시장은 다음날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입주예정자들과 지하 주차장, 아파트 내부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시공사 관계자들에게 완벽하게 보수할 것을 주문했다. 

    이 시장은 하자 보수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에 경남기업 대표에게 현장에 나올 것을 요구하고 지난해 12월 28일 현장을 다시 점검했다.

    이상일 시장은 이날 이기동 경남기업 대표 등 관계자들과 입주예정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하며 "분양받은 입주예정자들이 새집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을 텐데 입주 전 사전점검 과정에서 그 기대는 깨졌고, 경남기업에 대한 실망도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며 "경남기업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자 보수를 확실히 해야 할 것이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는 사용검사 승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 이상일 용인시장이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 입주예정자들과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 이상일 용인시장이 양지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 입주예정자들과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네 차례 현장 점검…하자 보수 직접 챙긴 이상일 시장

    이상일 시장은 해가 바뀐 뒤에도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 하자 보수에 관심을 기울여 지난 1월 18일과 2월 17일 두 차례 더 점검에 나섰다. 모두 네 차례나 이곳 현장을 점검한 것이다.

    이 시장은 해당 아파트의 2단지 지하 2층부터 지상층까지 이어지는 누수 부위와 어린이집 외벽 누수, 분리수거장·자전거 거치 시설 등 문제가 됐던 곳들을 꼼꼼히 살폈다. 특히 네 번째 방문에서는 “지난 세 번의 방문으로 더 이상 방문하지 않기를 바랐으나, 하자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다시 찾게 됐다”며 “경남기업의 부실시공으로 시작된 문제이니만큼 입주 지연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경남기업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란다”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입주 지연으로 불거진 중도금 대출의 만기연장 및 지체 보상 문제에도 경남기업이 성의를 갖고 해결하도록 촉구했다.

    그 결과 입주예정자협의회와 시공사는 지난달 20일 전 가구에 일정액의 지체보상금을 지급하고, 전유부분에 특화시공을 하는 등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또 누수 발생 주차장의 하자 보증 기간을 법에서 정한 5년에 5년을 더해 10년까지 보증하고 이행 보증을 위해 단지별로 5억 원(총 15억 원)의 지급보증보험증권까지 제출했다.

    아울러 시는 지난 3월 20일 경기도 품질점검단의 2배가 넘는 16명의 점검단을 투입하는 등 강도 높은 점검으로 67건의 하자를 추가 확인해 보수하도록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감리단은 가장 문제가 됐던 지하 주차장 누수는 해결된 것으로 확인했다.

    ◇입주민들 "하자 문제 해결해준 용인시에 감사" 

    시는 강도 높은 점검을 통해 하자 보수가 상당 부분 이뤄졌음을 확인한 뒤 입주예정자협의회의 요청에 따라 지난 3월 31일 사용검사를 승인했다.

    입주자들은 하자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상일 시장과 용인시의 도움이 컸다며 용인시청 자유게시판과 국민신문고 등에 감사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번 달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힌 신 모씨는 용인시 홈페이지 '대나무숲 게시판’에 “막막하고 가슴 답답한 상황 속에서 '시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상황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며 "하자 보수, 중도금 대출 연장, 사용승인 모두 이상일 시장님 이하 용인시청 공무원들의 도움이 너무나도 컸다고 생각이 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두 아이의 아빠라고 밝힌 배 모씨도 ‘대나무숲 게시판’을 통해 “작년 11월 말 사전점검 차 단지에 방문했을때 많은 부분이 미흡했고, 이후에도 입주가 기약 없이 미뤄지며 아내와 저는 평생 생각해 보지도 못한 고민들에 휩싸였다"며 "시행사와 입주예정자협의회간의 의견 대립을 추진력있게 중재해주시고 해결해주신 시장님께 많은 심적 의지를 하게 됐다. 가족들의 보금자리를 지킬 수 있고 다시 살아가게끔 희망과 꿈을 심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상일 시장은 “입주예정자들께서 제때 입주하지 못하고 임시거처 등에서 생활하느라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불편을 참으며 시의 하자 보수 노력을 믿고 지켜보며 호응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 건이 다른 주택건설 사업자들에게 큰 교훈이 돼 다시는 용인에서 부실 아파트 논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