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려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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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길재 안산사랑의병원장
하루를 마친 뒤, 발 앞쪽이 저릿하고 불편한 느낌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기 쉽다.대부분은 신발 탓이겠거니 여기거나, 많이 걸은 날이라 그런가보다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통증이 일정한 양상으로 자주 되풀이된다면 ‘지간신경종’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지간신경종은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두꺼워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셋째와 넷째 발가락 사이에 나타나며, 하이힐이나 폭이 좁은 신발을 자주 신는 여성에서 흔하게 보고된다. 이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전기가 흐르는 듯한 통증, 찌릿한 감각, 화끈거림이며, 신발을 벗으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진단은 증상의 양상에 대한 문진과, 의사가 직접 손으로 눌러보며 통증 위치나 반응을 확인하는 이학적 검사로 이뤄진다. 필요시 초음파나 MRI 등을 통해 신경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하기도 한다.초기에는 신발 교체, 보조 인솔 사용,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보존적 방법으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해진 경우에는 신경 차단 주사나 수술적 절제를 고려하게 된다.이 질환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상이 없어 쉽게 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경 손상이 진행되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 앞쪽의 반복적인 통증이 특정한 상황에서 유독 심해지고, 신발을 벗을 때만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라면 이미 신경이 손상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지간신경종은 걷는 습관, 신발 선택, 체중 부담과 같은 생활 속 요인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작은 불편을 무심히 넘기기보다는, 반복되는 통증을 몸이 보내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일상 속 걸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발에 전해지는 작은 이상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이길재 안산사랑의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