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성 고혈압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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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섭내과의원 황인섭 병원장
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는 계절이 오면, 병원에는 혈압이 평소보다 높게 나와 놀란 환자들이 부쩍 늘어난다.“늘 먹던 약도 잘 챙겨 먹었는데 왜 갑자기 혈압이 오를까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단순한 약물 순응도 문제가 아니라 기온 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혈압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생리적 수치 중 하나다. 특히 온도가 낮아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혈압이 올라간다. 이런 생리적 반응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고혈압 환자나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훨씬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특히 아침 시간대는 기온이 가장 낮고, 밤사이 수분이 부족해져 혈액 점도가 높아져 있는 상태다. 여기에 갑작스럽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고혈압 환자에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계절성 혈압 변화를 예방하려면 생활습관을 조금만 조정하는 것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기상 직후에는 갑자기 일어나기보다는 1~2분 정도 몸을 이완시킨 후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좋고, 실내 온도는 일정하게 유지하며 외출 시에는 목과 손목, 발목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샤워는 너무 뜨겁지 않게, 특히 냉온 교대 자극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약 복용 시간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아침 혈압이 유독 높다면 의사와 상의해 약 복용 시간을 조절하거나, 약제 변경을 검토해볼 수 있다. 이처럼 계절 변화에 따른 신체 반응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생활습관과 치료 방침을 조절하는 것이 고혈압 관리의 핵심이다.혈압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우리 몸이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민감한 지표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일상적인 관리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건강한 혈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황인섭내과의원 황인섭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