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증가, 무기력함, 추위 등 동반되면 의심해봐야
  • ▲ 황인섭내과의원 황인섭 병원장
    ▲ 황인섭내과의원 황인섭 병원장
    바쁘게 살다 보면 누구나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쉬고, 잠도 잘 잤는데 피로가 계속된다면 단순한 피곤함이 아닐 수도 있다. 

    특히 피로와 함께 체중 증가, 무기력함, 추위를 유난히 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전신 대사 속도가 떨어지게 되고, 그 영향은 몸 전체로 퍼진다. 

    흔히 피로감, 기억력 저하, 피부 건조, 변비, 얼굴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평소 겪는 불편과 구분하기 어려워 지나치기 쉽다.

    특히 중년 이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이나 젊은 연령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드물게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하기도 한다. 건강검진에서 ‘TSH 수치 상승’이나 ‘갑상선 호르몬 수치 저하’ 소견을 받은 적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일상적인 피로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혈액 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내과 진료를 통해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는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대부분의 경우 약물 복용만으로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용량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조절되며, 주기적인 혈액 검사로 호르몬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 호르몬은 비교적 천천히 작용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는 수 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생활 속에서는 규칙적인 수면과 영양 섭취, 스트레스 관리가 도움이 된다. 다만 음식이나 보충제 중 일부는 갑상선 호르몬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약 복용 시간은 식사와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복용 중인 영양제가 있다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치료가 어려운 질환은 아니지만, 증상이 모호해 진단이 지연되기 쉬운 질환이다. 피로가 일상이 되고, 이유 없는 체중 증가나 우울감이 동반된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은 작지만, 몸 전체 균형에 큰 영향을 주는 기관이다.  몸이 무겁고 기운이 없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한 번쯤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황인섭내과의원 황인섭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