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경련
-
- ▲ 황인섭내과의원 임수영 원장
평소 건강하던 아이가 갑자기 열이 오르더니 몸을 떨고 의식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면 부모로서는 겁날 수밖에 없다.특히 처음 경험하는 경우에는 응급상황으로 판단해 병원으로 달려오는 일이 많다. 이러한 증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열성경련’이다.열성경련은 생후 6개월부터 5세 사이 소아에서 고열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경련을 말한다. 건강한 아이에게도 생길 수 있으며, 뇌전증과는 구별되는 일과성 신경계 증상이다.대부분은 38도 이상의 발열이 발생한 직후 또는 수 시간 이내에 나타나며, 전신이 뻣뻣해지거나 팔다리를 떨고 의식이 일시적으로 흐려지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수분 내에 저절로 멈추며, 특별한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부모로서는 아이가 쓰러지거나 눈을 뒤집는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랄 수 있지만, 열성경련은 생각보다 흔한 소아기 증상 중 하나이며, 전체 소아의 약 2~5%에서 한 번 이상 경험할 수 있다.경련이 발생한 경우에는 아이를 옆으로 눕히고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억지로 손가락이나 물건을 입에 넣거나, 흔들어 깨우려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보통 5분 이내에 경련을 멈추고 의식이 돌아오지만,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처음 경험하는 경우라면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경련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해두는 것도 진료에 큰 도움이 된다. 경련이 시작된 시간과 지속 시간, 양쪽 팔다리 중 어느 쪽에 증상이 먼저 나타났는지, 의식 소실 여부와 회복 시간 등은 의사가 원인을 판단하고 경과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 가능하다면 경련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가져오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열성경련은 뇌전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며, 대부분은 5세 이전에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다만 재발률이 약 30% 정도로 알려져, 열성경련을 겪은 적이 있는 아이는 고열이 있을 때 더 신경 써야 한다.예방을 위한 항경련제 복용은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으며, 고열 시 해열제를 적절히 사용하고 수분을 보충하며 체온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이다. 다만 너무 잦은 해열제 사용이나 과도한 체온 조절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체온과 아이 상태를 함께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부모로서는 아이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면 당황할 수밖에 없지만, 대부분은 무해하고 일시적 증상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면 조금은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 아이에게도 부모의 반응은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불안감을 줄이고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큰 안정이 될 수 있다.임수영 황인섭내과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