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들개 떼 습격 잇따라 접수
  • ▲ 인천 강화도에서도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총 155마리 
  들개가 잇따라 출몰하자 강화군이 민간업체와 계약해 들개포획틀을 만들기도 했었다.
ⓒ인천 강화군 제공
    ▲ 인천 강화도에서도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총 155마리 들개가 잇따라 출몰하자 강화군이 민간업체와 계약해 들개포획틀을 만들기도 했었다. ⓒ인천 강화군 제공
    인천시 서구에서 들개 무리가 농장을 습격해 가축 20여 마리를 물어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인천 서구와  주민 A씨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인천시 서구 공촌동 농장에서 우리 안에 있던 염소 2마리와 병아리 20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A씨는 당일 낮에 평소처럼 농장을 찾았다가 가축들이 미동도 없이 쓰러져 있는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다.

    A씨는 "염소 1마리는 내장이 보일 정도로 살점이 뜯겨져 나갔고 피범벅 상태였다"면서 "병아리 1마리만 겨우 살아남았지만, 많이 다쳐 오래 버티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했다.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무리 지어 농장으로 접근한 들개 4마리 중 3마리가 우리 안으로 들어가 염소와 병아리들을 닥치는 대로 물어 죽이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들개들은 우리에 설치된 철망을 이빨로 물어 뜯어 구멍을 낸 뒤 침입했다"며 "야생화에 따른 사냥 습성이 노인이나 어린아이를 향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A씨 농장으로부터 반경 500m 내에는 주택가와 전철역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인근 주민이나 행인들이 언제든 들개 무리와 마주칠 수 있는 환경이다.

    인천 서구에서는 수년 전부터 들개 출몰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민원 대부분은 주거지 근처에서 들개를 목격하고 개 물림 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이다.

    인천 서구는 2021년 72마리, 2022년 62마리, 2023년 115마리의 들개를 포획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0마리를 붙잡으며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들개의 번식력이 강한 데다 활동 범위가 넓다 보니 A씨의 사례처럼 예기치 못한 들개들의 습격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인천 서구 관계자는 "올해는 추경 예산 2000만 원을 포함해 총 4000만 원을 들개 포획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들개 민원에 신속히 대응해 최대한 피해를 막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