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 미분양 리스크
  • ▲ OCI 자회사인 DCRE가 인천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분양을 9월말 재개한다. 'City Ociel(시티오씨엘)'로 론칭한 사업지구 조감도. ⓒDCRE 제공
    ▲ OCI 자회사인 DCRE가 인천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분양을 9월말 재개한다. 'City Ociel(시티오씨엘)'로 론칭한 사업지구 조감도. ⓒDCRE 제공
    OCI그룹의 부동산개발 계열사인 DCRE가 오는 9월말 인천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분양을 재개한다.  DCRE와 인천시와 인허가 관련 갈등으로 인해 지난 2021년 분양이 중단된이후 3년만이다.  PF 사태와 경기불황으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에서 과연 어느정도 선방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5일 DCRE와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DCRE는 오는 9월말 시티오씨엘(CITY O CIEL) 6단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해당 단지는 지하 2층~지상 47층 9개 동 총 1,734가구 규모로 HDC현대산업개발이 694가구에 대한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2025년까지 사업을 마친다는 목표는 실현 불가능해졌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을 포함해도 전체 공급 목표액의 40% 밖에 채우지 못하는 탓이다. 이에 따라 공사 시한을 2029년 초로 연장한 상태다. 자금보충 확약 등을 제공한 DCRE의 모회사 OCI홀딩스의 재무부담도 남아있게 된다.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은 OCI의 옛 인천공장과 인근 부지 154만6,747㎡(46만7,889평)를 개발해 1만3,000여가구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가 5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시행사는 DCRE,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08년 OCI가 기업분할을 통해 DCRE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분할과 동시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분할 과정에서 불거진 세금문제와 폐석회 처리와 같은 환경 이슈가 불거짐에 따라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DCRE가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을 본격화한 시점은 2019년이다. 당시 DCRE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2조8,000억원 규모의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DCRE는 2025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에 지난 2021년 3단지를 시작으로 1단지(2021년 6월)와 4단지(2021년 8월)를 잇따라 분양했다. 총분양 가구수는 3,774가구로 ▲1단지 1,131가구 ▲3단지 1,879가구(아파트 977가구·오피스텔 902실) ▲4단지 764가구(아파트 428가구·오피스텔 336실) 등이다.

    2021년 분양한 3개 단지는 모두 성황리에 완판됐다. 실제로 가장 먼저 분양한 3단지 1순위 청약은 567가구 모집에 7,146명이 몰려 평균 12.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1단지도 평균 1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를 마감했다.

    DCRE는 분양 흥행에 힘입어 6단지와 7단지, 8단지를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4단지를 끝으로 분양이 중단됐다. 인천시와 인허가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DCRE가 갈등이 발생한 시기는 지난 2022년이다. 당시 인천시는 DCRE에 사업장을 관통해 지나가는 제2경인고속도로 약 6km 규모의 대도심터널을 설치해 소음대책을 마련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사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고 최근 갈등이 해결국면에 들어감에 따라 분양을 재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와의 갈등으로 인해 사업이 수년간 중단됨에 따라 사업계획도 변경됐다. DCRE는 시공사와 변경 계약을 체결, 공사 마감기한을 2029년 초로 변경했다. 당초 사업 계획보다 4년가량 밀린 셈이다.

    사업이 지연됨에 따라 미분양 리스크도 높아졌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인천 미분양 주택은 4,911가구로 2014년 8월(5,512가구)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천 부동산 수요세도 하향 곡선을 긋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 평균 1순위 청약 경쟁률은 6.22대 1을 기록했지만, 인천은 3.87대 1에 그쳤다. 특히 시티오씨엘이 공급되는 인천 미추홀구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시티오씨엘의 미분양 리스크가 높아졌다. 이전에 분양한 시티오씨엘 단지의 경우 부동산 호황기에 공급해 완판에 성공했지만, 향후 분양 예정 단지는 예전같은 흥행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티오씨엘이 최초 분양한 2021년에는 많은 수요자가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부동산 시장에 수요세도 많이 빠진 가운데 분양가도 많이 올라 미분양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DCRE는 시티오씨엘 개발을 위한 사업비를 조달함에 있어 OCI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다.

    DCRE는 지난 2008년 OCI홀딩스의 인천공장 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됐다. 이후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OCI홀딩스가 DCRE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OCI홀딩스의 비용 부담도 지속할 전망이다. DCRE와 연계된 OCI홀딩스의 자금 부담 규모는 2,000억원을 웃돈다. 1,730억원에 대한 자금보충 확약 건 외에 지난해에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00억원, 170억원을 빌려준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OCI는 DCRE에 사업 초기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3년간 사업이 중단된 점을 고려하면 사업기간도 그만큼 길어질 것이기 때문에 OCI홀딩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