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업무 환경과 인과관계 없다는 역학조사 결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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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노동세상'과 '반도체 노동인권단체들은 11일 인천 모 반도체 제조업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실습생의 산재 인정을 촉구했다. ⓒ[건강한 노동세상 제공
노동인권단체가 반도체업체에서 일하다 간이 손상된 고등학생에 대한 산업재해 인정을 촉구하고 나섰다.'건강한노동세상'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등 노동인권단체들은 11일 인천 모 반도체 제조업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체를 규탄했다.이들 노동인권단체에 따르면 A씨(22)는 2020년 10월 고등학교 3학년 실습생으로 이 회사에 입사해 반도체 칩에 전자기판을 부착하는 칩 어태치(Chip Attach) 공정에서 일했다.A씨는 입사 1년2개월 만인 2021년 12월 구토와 황달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급성 간염을 동반한 독성 간질환을 진단받았다.간 이식수술까지 받은 A씨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상태다.노동인권단체는 "A씨는 코를 찌르는 아세톤 냄새가 진동하는 세정실에서 부품을 세척하면서도 보호장비로 마스크와 비닐장갑만 착용하고 작업했다"며 "A씨는 위험한 업무 환경에 노출돼 간이 녹아내리는 산업재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2022년 5월 퇴사한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업무와 질병 간 인과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8월 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업체 측은 A씨의 질환은 업무 환경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업체는 성명을 통해 "A씨가 접촉한 세척물질은 물이라는 사실이 근로복지공단의 역학조사 결과 확인됐다"며 "A씨가 근무한 환경에서 간질환을 유발하는 인자가 대부분 검출되지 않았고, 검출됐어도 검출 한계 미만 수준"이라고 말했다.이어 업체는 "20년 넘게 동일한 공정이 운영됐으나 A씨와 동일하거나 유사 질환이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며 "우리는 이후에도 직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