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천 백령도 두무진은 기괴한 바위 등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인천 옹진군 제공
    ▲ 인천 백령도 두무진은 기괴한 바위 등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인천 옹진군 제공
    서해 최북단 백령·대청·소청도 일대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하는 절차가 북한의 이의 신청으로 중단됐다.

    현재 국내에는 △제주도(2010년) △ 청송(2017년) △무등산권(2018년) △한탄강(2020년) △전북 서해안(2023년) 등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지만, 회원국 이의 신청으로 지정 절차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시는 북한이 지난 19일 유네스코 측에 백령·대청 세계지질공원 지정에 대해 서면으로 이의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인천시는 2023년 환경부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후보지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해 2월 국내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다.

    시는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에 지정 정식 신청서를 제출했고 세계지질공원 규정에 따라 올해 2월부터 3개월간 회원국 공람을 진행했다.

    시가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신청한 지역은 옹진군 백령면(백령도), 대청면(대청·소청도) 육상 66㎢와 주변 해상 161㎢이다.

    유네스코는 세계지질공원 지정 신청과 관련해 회원국이 이의 신청을 하면 더 이상 과학적 평가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관련 당사국들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과의 협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백령·대청 세계지질공원 지정이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인천시가 준비해온 백령·대청면과 주변 해역에 대한 유네스코 현장실사도 무기한 연기됐다.

    다음 달 진행될 현장실사에서는 유네스코 평가자들이 지난해 11월 제출된 지정 신청서, 자기평가서 등의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었다.

    북한 당국의 이의 신청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왜 이의 신청을 했는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리의 해상영토임이 분명한 NLL(북방한계선)에 대한 무력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백령·대청 세계지질공원 지정 절차 재개를 위해 정부와 협력해 구체적인 반대 내용을 파악하고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겠디"고 덧붙였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외교당국과 협력해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의 이의 제기 이유를 파악한 뒤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협조해 북측의 이의 제기 배경과 이유를 정확히 확인한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부가 비무장지대(DMZ)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려고 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2012년 지정이 유보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