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과 대사 건강에 부담 주는 복합 질환
  • ▲ 용인삼성내과 이경훈 원장
    ▲ 용인삼성내과 이경훈 원장
    수면 중에 코를 골거나 숨이 끊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피곤해서 그럴 것이라고 여기고 가볍게 넘기고는 한다. 

    그러나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수면의 질만 떨어뜨리는 문제가 아니라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질환이다. 특히 고혈압·당뇨·심장질환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내과 진료에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다.

    수면 중 반복적으로 호흡이 멈추면 뇌는 이를 감지하고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수면을 얕은 단계로 되돌린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혈압이 상승하고, 맥박은 불규칙해지며, 혈당도 흔들릴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 약으로 조절되지 않거나 아침에 유독 혈압이 높게 나오는 경우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당뇨 환자의 경우에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준다. 

    수면무호흡증은 결국 혈관과 대사 건강 전반에 부담을 주는 복합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진단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이뤄지며, 코골이,무호흡, 산소포화도 저하 등의 정보를 종합해 평가한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양압기(CPAP)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동시에 체중 조절, 수면 자세 교정 등 생활 습관 변화도 중요하다. 

    비만·고지혈증·당뇨 등과 동반된 경우에는 반드시 함께 관리해야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수면장애가 아니라 대사질환과 심혈관계질환의 진행을 돕는 조용한 위험인자다. 수면의 질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내과 진료를 통해 전신 상태와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은 의심하는 순간부터 관리가 시작된다. 단지 피곤함의 문제라고 넘기기보다 그 원인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면을 다룬다는 것은 삶의 3분의 1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다. 건강검진에서 고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점검하듯, 수면의 질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지표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반응하는 것,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단순하고도 강력한 방법이다.

    이경훈 용인삼성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