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이상 소견 보일 경우 원인 파악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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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사랑의병원 차건영 진료원장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 “간 수치가 조금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간단한 피로 때문이라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간 기능을 반영하는 수치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반복적인 이상 소견이 보일 경우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검진에서 흔히 측정하는 간 수치는 AST(GOT)와 ALT(GPT)다. 이 두 효소는 간세포 안에 존재하는데, 간세포가 손상될 경우 혈중으로 방출되며 수치가 상승하게 된다.일반적으로 ALT는 간세포 손상에 더 특이적인 지표로 평가된다. 정상 범위는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두 수치 모두 40 IU/L 이하를 정상으로 본다.간 수치 상승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원인은 음주, 바이러스성 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약물이나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 등이다.특히 최근에는 비만, 당뇨, 고지혈증과 관련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간 자체는 비교적 흔한 상태지만, 일부는 간세포 염증과 섬유화가 동반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진행되며, 이 경우 간경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일시적인 간 수치 상승은 피로, 수면 부족, 과음, 해열진통제 복용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수치가 상승되어 있다면 보다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간염 바이러스 항체 검사, 간 초음파, 간탄성도 검사(섬유화 평가) 등을 통해 간 손상의 원인과 진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수치가 조금 높다고 무조건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다만, 원인을 알지 못한 채 방치할 경우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음주를 줄이고 체중을 관리하며, 불필요한 약물이나 보조제를 삼가는 것이 기본적인 예방 수칙이다.간은 자극에 대해 말이 없는 장기다. 증상이 없다고 방심하지 말고, 특히 간 수치 이상이 반복되거나 지속되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시작되는 점검이, 향후 간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간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간 질환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간에서 시작된 섬유화는 간세포 손상 없이도 진행될 수 있고, 간수치는 정상인데도 조직검사나 간탄성도 검사에서 진행성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따라서 수치만을 근거로 안심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며, 간 질환은 수치와 영상, 생활습관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안산사랑의병원 차건영 진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