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묻은 서구 주민 소망담긴 편지 등 소각
  • ▲ 2005년 인천 서구 가좌이음숲에 묻은 타임캡슐 매설 장소ⓒ 인천 서구 제공
    ▲ 2005년 인천 서구 가좌이음숲에 묻은 타임캡슐 매설 장소ⓒ 인천 서구 제공
    20년 전 인천시 서구 주민 1만명의 소망을 담아서 땅에 묻은 타임캡슐이 개봉되지 못한 채 소각 처리됐다.

    인천시 서구는 2005년 가좌이음숲공원에 묻은 타임캡슐을 소각했다고 5일 밝혔다.

    타임캡슐에는 20년 전 가좌이음숲 1단계 완공을 기념해 주민 1만여명의 소망과 다짐 등이 담긴 편지들이 보관돼 있었다.

    서구는 2015년 구민의 날 행사에서 타임캡슐을 일부 개봉한 뒤 올해 전체 공개하려 했으나 내부에 빗물이 들이차면서 편지가 손상된 것을 확인하고 계획을 취소했다.

    서구는 이어 타임캡슐을 묻을 당시 습기 방지와 방충 효과를 위해 함께 넣은 나프탈렌이 '유독물질'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고 캡슐을 1200℃ 고온에서 소각 처리했다.

    서구는 최근 홈페이지에 게시한 안내문에서 "땅속 콘크리트 상자 안에 수축필름으로 봉인된 타입캡슐(편지와 나프탈렌)을 넣고 강화유리로 마감 처리한 뒤 보관했으나 20여년간 빗물의 유입으로 나프탈렌이 변질하면서 타임캡슐이 손상됐다"고 설명했다.


    서구 관계자는  "나프탈렌이 2022년 12월 7일 이후 유독물질로 분류된 사실을 알게 됐다. 기후변화 등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구민들의 진심을 담은 타임캡슐 속 물품을 온전히 전달해 드리지 못한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