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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 6·8공구에서는 지상 103층, 높이 420m 이상의 초고층 빌딩 건립사업이 추진중이지만 항공기 안전성 문제로 아직 층수와 높이를 확정하지 못했다. 송도 초고층빌딩 조감도.
ⓒ인천경제청 제공
10년 넘게 난항을 거듭하다 재추진 중인 인천 송도·청라 국제도시의 초고층 타워 사업들이 항공로 안전성 확보 문제로 또 다시 제동이 걸리고 있다.
6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두 기관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와 청라에 지어질 초고층 타워가 항공기 운항에 미치는 영향성을 놓고 서울지방항공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송도 6·8공구에서는 지상 103층, 높이 420m 이상의 초고층 빌딩, 청라에서는 지상 30층, 높이 448m 규모의 전망 타워인 청라시티타워를 건립하는 사업이 각각 추진되고 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높이 400m 이상으로 계획된 이들 건물이 항공기 '비행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오는 12월까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비행 절차란 항공기가 각종 장애물로부터 충분히 안전을 확보해 관제 정보에 따라 계기비행을 할 수 있도록 설정한 기동 방식을 뜻한다.
송도 6·8공구 초고층 빌딩과 청라시티타워는 각각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관제 공역에 포함돼 이같은 비행 절차에 따른 안전성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로 안전성 확보를 둘러싼 협의가 길어지면서 사업 추진 속도 또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하반기에 국제 디자인 공모를 실시해 송도 초고층 건물의 구체적인 층수와 높이 등 설계를 확정하려 했지만, 항공 당국과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여전히 발주조차 하지 못한 실정이다.
LH도 애초 청라시티타워의 사업 타당성을 심의·의결하는 최종 심의를 진행하고 시공사 입찰 공고에 나서려 했으나 항공 관련 용역이 끝나면 후속 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송도·청라 주민들은 10년 넘게 추진해온 사업에 대해 항공 당국이 뒤늦게 문제 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송도 주민단체는 "2008년에 기공식까지 진행한 타워인데 항공 당국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관련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민원을 넣고 있다.
청라 주민단체도 "청라시티타워는 이미 여러 기관과 협의가 완료된 사업"이라며 "서울지방항공청은 청라시티타워가 건설되는 것을 전제로 용역을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에서 심의를 요청한 사항은 '항공 시설법과 관련 규정 적합 여부' 등에 관한 내용이었고 그동안 비행 절차 영향 검토는 없었다"면서 "비행 절차 영향성을 기술적으로 확인하는 용역을 오는 12월까지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