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막으려면 코막힘 관리가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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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소아청소년과의원 정기섭 원장
아이들이 감기를 앓고 난 뒤 귀를 자주 만지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것이다.이런 행동은 단순히 감기로 인한 불편함일 수도 있지만, 때때로 ‘중이염’이라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중이염은 소아에서 매우 흔한 귀 질환 중 하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하거나 코막힘이 자주 있는 아이들, 어린이집 등 집단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에게 자주 발생한다. 많은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은 단순히 한 번의 중이염이 아니라, 치료 후에도 반복되는 중이염이다.그렇다면, 왜 우리 아이는 자꾸 중이염에 걸릴까. 소아의 유스타키오관은 성인보다 짧고 수평에 가까워 바이러스나 세균이 중이로 쉽게 전달되는 구조다.하지만 해부학적 특성만이 문제는 아니다. 비염이나 알레르기 체질, 수유 시 눕힌 자세, 흡연 환경 노출 등 일상 속 환경들도 영향을 준다. 또한 어린이집에서 감기 감염이 반복되며, 중이염도 함께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감기 증상 없이도 귀에 염증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반복되거나 만성화되는 중이염이 생길 수 있다.치료했는데 또 재발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중이염은 항생제로 잘 치료되지만, 불완전한 회복이나 지속적인 자극으로 인해 재발이 쉬운 질환이다. 급성 중이염이 반복되거나, 삼출성 중이염(귀에 액체가 고이는 형태)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청력 저하나 언어 발달 지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이때는 단순한 약물치료를 넘어서, 고막 환기관 삽입술(튜브 시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 시술은 고막에 작은 튜브를 삽입해 중이에 고인 액체를 배출시키고, 환기를 도와 중이염의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부모가 할 수 있는 관리법은 무엇이 있을까. 코막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코가 막히면 귀의 압력 조절이 어려워지므로, 비강세척이나 적절한 약물 치료로 코를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흡연 환경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간접흡연은 중이염 발생률을 높이는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충분한 수면, 영양 섭취, 청결한 환경은 아이의 면역력을 높여준다. 특히 예방접종은 꼭 챙기도록 하자. 폐렴구균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은 중이염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중이염은 아이의 언어 발달과도 연결되어 있다. 반복되는 중이염은 단순한 귀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소리 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언어 발달의 속도나 정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또래보다 말이 늦은 아이, TV 소리를 크게 듣는 아이는 청력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중이염이 자주 발생하는 아이는, 증상이 없어 보여도 정기적인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해 귀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꾸준한 관리가, 아이의 건강한 청력과 성장에 큰 힘이 될 것이다.사랑의소아청소년과의원 정기섭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