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헌 구청장·영종 주민들, "정체성, 관례 등 무시한 명칭 설정" 강력 반발...서구도 이의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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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헌(가운데) 인천 중구청장과 영종도 주민들이 중구 운남동 제2청 해송관 앞 광장에 모여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 중구 제공
인천시가 제3연륙교 명칭을 '청라하늘대교'로 결정해 해당 지자체에 공식 통보하자 각 기초단체와 정치권에서 재심 청구서를 제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인천시 지명위원회는 5일 제3연륙교 명칭을 ‘청라하늘대교’로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중구와 서구에 전달했다.이에 김정헌 인천 중구청장은 즉각 인천시를 찾아 "제3연륙교가 글로벌 도시 인천의 가치와 위상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영종하늘대교’로 명명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제3연륙교 명칭 재심의 청구서를 하병필 인천시 행정부시장에게 제출했다.앞선 이날 오후 2시쯤 김 구청장과 영종 주민 50여명은 중구 제2청사 해송관 앞 광장에 모여 궐기대회를 열고, 제3연륙교 ‘영종하늘대교’ 명명의 필요성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인천시 중구와 주민들은 ‘청라하늘대교’라는 지명위의 판단이 △지역 정체성·역사성 △과거 연륙교 명명 사례 ▲실제 이용 주체 등 기본 원칙과 민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이들은 " 국내 연륙교 명칭 사례 중 과반(66%)이 목적지인 섬을 따랐고, 육지를 따른 명칭은 3%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장지선 영종도발전협의회 이사장은 "제3연륙교는 인천국제공항을 유치하면서 영종 주민들이 영종과 육지를 잇는 3개의 교량을 요구해 유치한 것"이라며 "제3연륙교는 영종을 가기 위한 다리지, 청라에 가기 위한 다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김정헌 구청장은 "제3연륙교 명칭 문제는 단순한 지명 다툼이 아니라 영종 주민의 정체성과 권리, 인천의 도시 위상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주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영종하늘대교’를 무시하는 행위는 주민 참여 정신을 훼손하고 민의를 배신하는 결정"이라고 역설했다.인천시 서구도 제3연륙교 명칭 재심의 신청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서구 관계자는 "청라대교가 제3연륙교 명칭으로 가장 적합하지만, 청라하늘대교도 시 지명위원회 절차를 지킨 지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용하려는 입장이었다"면서도 ”현재는 검토를 거쳐 재심의 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오늘 인천시 지명위 심의 결과 공문을 받은 만큼, 빨리 재심의 신청을 해서 청라대교 명칭을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인천시는 일단 중구 재심의 요청에 따라 제3연륙교 명칭을 다시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심의를 위한 ‘2025년도 제3차 인천시 지명위원회’ 회의는 이달 말 또는 오는 9월 초 열릴 예정이다. 이의를 제기한 지방자치단체는 회의 개최 전 다시 원하는 후보를 제출하고, 지명위원회는 이들 중 새 명칭을 결정하게 된다.인천시 관계자는 "이미 결정된 이름인 청라하늘대교, 그리고 지자체가 새로 제출하는 명칭 후보 1~2개를 취합해 지명위원회가 다시 신중하게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